크리스 커크(38·미국)가 알코올의존증과 우울증을 극복하고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7년 9개월 만에 우승했다.
커크는 27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의 PGA내셔널리조트(파70)에서 끝난 PGA투어 혼다클래식 최종 4라운드에서 연장 끝에 정상에 올라 2015년 5월 이후 약 8년 만에 통산 5승째를 신고했다.
커크는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언더파 69타를 쳐 최종합계 14언더파 266타를 기록했고, 3타를 줄인 에릭 콜(35·미국)과 연장 승부를 펼쳤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보기를 해 연장까지 끌려간 커크는 같은 홀에서 치러진 연장 1차전에서 세 번째 샷을 홀 약 40cm에 붙여 버디를 하며 3m에 붙여 파를 한 콜을 따돌렸다. 커크는 “3, 4년간 어려운 시절을 이겨낼 수 있게 도와준 모든 이에게 감사하다. 특히 가족에게 고맙고 시련을 견딘 내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2015년 인천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에서 미국팀의 우승을 견인하는 등 잘나가던 커크는 2019년 알코올의존증과 우울증으로 6개월간 골프를 접기까지 했다. 치료에 집중한 커크는 2020년 콘페리투어(2부 리그)에서 우승하면서 재기에 시동을 걸었고, 지난해 5월 PGA 챔피언십에서 공동 5위를 하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올해 소니오픈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2주 연속 3위에 올랐고,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커크는 우승 상금 151만2000달러(약 20억 원)를 챙기며 2년 투어카드, 그리고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과 마스터스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3라운드까지 공동 6위였던 안병훈(32)은 이날 3오버파 73타를 쳐 공동 21위(5언더파 275타)로 처졌다.
김정훈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