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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수술 1년반 기다리라니…” 소아과 의사 부족, 부모들 발동동

“아이 수술 1년반 기다리라니…” 소아과 의사 부족, 부모들 발동동

Posted January. 12, 2023 08:43,   

Updated January. 12, 2023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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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돌이 되기 전에 수술을 해야 한다더라고요. 그럼 고작 6개월 남은 건데, 1년 반을 기다리라니…. 막막했죠.”

 서울 관악구에 사는 김모 씨(35)는 2021년 아들 이모 군(당시 18개월)을 동네 소아과의원에 데려갔다 “유아 사시(斜視)가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수술이 필요할 것 같으니 큰 병원에 데려가 보라며 진료의뢰서를 써 줬다. 급한 마음에 서울 시내 주요 대학병원들의 문을 두드렸지만 “소아안과 담당 교수 예약은 1년 이상 꽉 찬 상황”이라는 답만 돌아왔다.

 이 군처럼 아픈 아이가 대학병원에 진료를 접수시킨 뒤 첫 외래 진료를 받기까지 걸린 기간(진료대기일수)이 최근 5년 새 70% 길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실이 전국 국립대병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동아일보가 분석한 결과 전국 15개 주요 국립대병원 소아청소년과의 평균 진료대기일수는 2017년 9.7일에서 지난해 16.5일로 늘었다. 아동 인구의 감소와 낮은 수가 탓에 소청과의 수익이 악화됐고 이에 따른 의사들의 소청과 기피 현상이 수년간 누적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병원계에선 중소 규모 2차 의료기관(종합병원) 중심으로 소청과 진료가 줄어든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말한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최근 인근 중소병원 중 소청과 진료를 줄이거나 없애는 곳이 늘면서 지역 내에서 규모가 가장 큰 우리 병원으로 환자가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대병원은 이 기간 소청과 대기일수가 3배(11.6→34.5일)로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지운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