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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에게 새 생명 선물하고 떠난 ‘10살 천사’

4명에게 새 생명 선물하고 떠난 ‘10살 천사’

Posted March. 29, 2022 07:51,   

Updated March. 29, 2022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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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기심 많던 열 살 어린이가 4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은 충남 당진시에 살던 차하람 군(10·사진)이 16일 경기 안산시 고려대 안산병원에서 심장과 간, 양측 신장을 4명에게 기증한 뒤 숨졌다고 28일 밝혔다.

 차 군은 크리스마스였던 지난해 12월 25일 감기로 인한 갑작스러운 경련으로 쓰러졌다.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깨어나지 못했다. 차 군이 뇌사 상태에 빠지자 가족들은 누군가의 몸속에서 차 군의 심장이 뛰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 보고 장기 기증을 결심했다.

 차 군은 집에서 밝고 귀여운 막내였다. 세 살 터울의 누나와도 사이 좋게 지내 맞벌이하는 부모의 걱정을 덜어줬다. 아버지 차태경 씨(42)는 “퇴근하고 돌아오면 항상 하람이가 달려 나와 ‘엄마 아빠 사랑해’라며 안아줬다”고 말했다.

 차 군은 가족들과 강원 정선군 화암동굴, 평창군 백룡동굴에 다녀온 뒤 동굴 탐험에 푹 빠졌다. 군인 계급을 모두 외우고, 친구들과 축구나 자전거 타기를 함께하길 즐겼다. 아버지 차 씨는 “하람이가 세 번째 동굴 여행을 앞두고 쓰러졌다”며 “재주 많던 하람이의 못 이룬 꿈이 장기 기증을 통해서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지윤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