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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野주장대로 35조 추경” 野 “32조~35조”

李 “野주장대로 35조 추경” 野 “32조~35조”

Posted January. 22, 2022 07:25,   

Updated January. 22, 2022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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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1일 “차기 정부 재원으로 35조 원을 마련하자”며 모든 대선 후보에게 회동을 전격 제안했다. 정부가 국무회의를 열고 14조 원 규모의 신년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의결한 지 1시간여 만에 집권 여당 후보가 2.5배 이상의 증액 주장을 꺼내든 것. 대선을 46일 앞두고 정치권이 물가와 금리, 국가채무 부담은 무시한 채 앞다퉈 추경 판 키우기 경쟁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이 제안한 35조 원 규모의 추경 편성에 100% 공감하고 환영한다”며 “차기 정부 재원으로 35조 원을 마련해 이번에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이 가능하도록 모든 대선 후보에게 긴급 회동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은 본예산 608조 원에 대한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추경안을 32조∼35조 원으로 확대할 것을 요구해왔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이) ‘지출 대상 구조조정을 통해’라는 단서를 붙였는데 정부가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달아 사실상 못 하게 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며 “모든 후보가 동의하면 35조 원을 신속하게 맞춰 예산을 편성하고 세부적 재원 마련은 차기 정부 담당자가 하게 하면 된다”고 했다. 정부가 여당의 증액 요구에 반대하며 원안대로 의결해 국회로 공을 넘긴 가운데 야당과 함께 재정당국 압박에 나서는 한편 민생 이슈를 선점해 설 연휴 전 지지율 만회에 나서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이미 지난해 8월부터 최소한 50조 원이 필요하고, 어떻게 쓸지 용처까지 다 말했는데 뭘 더 논의하자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정부가 국회로 예산안을 보냈을 땐 양당 원내지도부가 의논하는 게 순서”라며 “실효적 조치를 해야지, 선거를 앞두고 이런 식의 행동을 하는 게 국민들에게 진정성 있게 보일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추경 증액에는 찬성하지만 재원 마련 방식에는 이견을 보이고 있어 국회 처리 과정에서 여야 간 치열한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세출 구조조정을 하나도 안 하고 추경안을 편성하겠다고 하는 것은 용납이 안 된다”고 했다.

 정부는 난색을 보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거시적 측면에서 물가, 국채시장 등 경제에 미치는 파급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정부가 제출한 추경 규모 및 내용에 대해 국회가 최대한 존중해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 · 박희창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