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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갯벌서 조선궁궐용 ‘용머리 장식 기와’ 발굴

태안 갯벌서 조선궁궐용 ‘용머리 장식 기와’ 발굴

Posted August. 20, 2021 07:40,   

Updated August. 20, 2021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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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머리 모양의 조선 전기 궁궐용 장식기와(취두·鷲頭) 한 세트(2점·사진)가 충남 태안 갯벌에서 발굴됐다. 취두를 구성하는 일부 기와가 발견된 적은 있지만 온전히 한 세트가 발굴된 건 처음이다.

 19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태안 청포대해수욕장 갯벌에서 왕실 건물에 쓰이는 대형 취두 2점을 최근 발굴했다. 조사 결과 기와의 상하부를 구성하는 2점으로, 하나로 맞춰지는 한 세트다. 접합 시 높이는 103cm, 너비는 최대 83cm다.

 하부 취두는 눈을 부릅뜬 채 입을 벌리고 있는 용의 형상을 담았다. 상부 취두는 치미(용마루 양끝에 올리는 장식기와)처럼 끝이 들어올려져 있는데 몸을 꼰 작은 용 한 마리가 새겨져 있다. 왕실 기와답게 용의 비늘이나 갈기 등이 정교한 솜씨로 묘사돼 있다. 연구소는 이번 발굴 유물이 숭례문에 쓰인 취두와 양식이 유사하다는 점을 근거로 조선 전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2019년 9월 이번 발굴지 근처에서 지역주민이 조개를 캐다 별도의 하부 취두 1점을 발견했다. 이어 그해 10월 연구소가 용마루에 올리는 장수상 1점을 수습했다.

 김동훈 연구소 학예연구관은 “한양의 와서(조선 왕실용 기와나 벽돌을 만드는 관아)에서 제작된 취두를 전주의 경기전(태조 어진을 봉안한 전각) 같은 건물에 사용하기 위해 남부지방으로 옮기던 중 운반선이 침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상운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