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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만의 메달, 언니들이 일낸다… 여자배구 4강 진출

45년만의 메달, 언니들이 일낸다… 여자배구 4강 진출

Posted August. 05, 2021 07:17,   

Updated August. 05, 2021 07:17

45년만의 메달, 언니들이 일낸다… 여자배구 4강 진출
45년만의 메달, 언니들이 일낸다… 여자배구 4강 진출

  ‘배구 여제’ 김연경(33)이 이끄는 한국 여자 배구가 9년 만에 올림픽 4강 무대에 올랐다. 한국은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배구 터키와의 8강전에서 3-2(17-25, 25-17, 28-26, 18-25, 15-13)로 승리했다. 한국은 2012 런던 올림픽(4위)에 이어 9년 만에 다시 4강에 진출해 1976 몬트리올 대회(동메달) 이후 45년 만의 올림픽 메달의 희망을 이어갔다.

 세계 랭킹 4위 터키는 13위 한국보다 한 수 위 전력으로 평가됐다. 한국은 역대 상대 전적에서도 이날 전까지 2승 7패 열세로 2010년 세계선수권 승리 이후 6연패 중이었다. 한 해외 스포츠 베팅 사이트에서는 한국의 승리 배당률을 6배로 내걸며 승리 가능성을 낮게 봤다. 한국의 평균 신장(약 182.3cm)도 터키(약 188.3cm)보다 6cm 낮다.

 한국 여자 배구는 모든 불리함을 극복했다. 특히 마지막 5세트 5-7까지 뒤지고 있었던 한국은 10-10 동점 상황에서 센터 박은진(22)이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든 뒤 바로 넘어온 공을 레프트 김연경이 밀어 넣는 패턴으로 연속 득점하며 승기를 잡았다. 조별예선 도미니카공화국, 일본과의 경기에서 보여줬던 극적인 풀세트 승리를 재현했다.

 터키 리그에서도 활약했던 김연경은 공격으로 직접 경기를 마무리하는 등 이날 양 팀 최다인 28득점(공격성공률 49.06%)을 기록했다.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에 레드카드(실점)까지 불사하며 항의해 동료들의 동요를 막았다. 레프트 박정아(28)도 결정적 순간에 해결사로 나서며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득점(16점)을 올렸다.

 경기 뒤 한껏 쉰 목소리로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들어온 김연경은 “런던 4강 때보다 의미가 더 큰 것 같다. 이번 올림픽은 정말 자신 있게 많은 준비를 했다. 한 명의 배구인으로서 많은 분들에게 좋은 배구를 보여 드려 정말 좋다”고 말했다. ‘패배=탈락’인 이날 토너먼트 경기를 앞두고 평소 8시간 이상 충분히 자는 김연경은 전날 겨우 1시간 눈을 붙이며 밤새 잠을 설칠 만큼 긴장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김연경의 마지막 말에서 메달에 대한 자신감이 엿보였다. “남은 두 경기 잘하도록 하겠습니다.” 4강에서 절대 물러날 수 없다는 의지다.  


강홍구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