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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벗고 결혼식서 춤판 벌인 전직 대통령 가족

마스크 벗고 결혼식서 춤판 벌인 전직 대통령 가족

Posted August. 26, 2020 07:41,   

Updated August. 26, 2020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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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뚜렷한 와중에 각국 지도층이 방역에 소홀한 모습을 보여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23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오라시오 카르테스 전 파라과이 대통령(64)은 15일 딸의 결혼식을 성대하게 치러 눈총을 받았다.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신체를 밀착한 채 흥겹게 춤을 추는 동영상이 널리 퍼지며 논란이 고조됐다. 2013∼2018년 대통령을 지낸 그는 최근 돈세탁과 횡령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을 위기에 처한 상태라 더 큰 비판을 받고 있다.

 파라과이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확진자나 의심자에 대한 엄격한 자가 격리 조치를 시행했다. 경찰 역시 방역 수칙을 위반한 시민에게 테이저건을 사용하거나 길거리에 엎드려 “다시는 집을 떠나지 않겠다”는 구호를 반복해서 외치도록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직 대통령이 방역 수칙을 무시한 사실이 밝혀지자 국민들의 분노가 끓어오르고 있는 것이다.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53)과 막시마 왕비(49) 부부도 최근 그리스 밀로스섬에서 휴가를 즐겼다가 곤욕을 치렀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국왕 부부가 식당 직원과 바짝 붙어 찍은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역시 1.5m의 엄격한 거리 두기를 시행하고 있다. 국왕 부부는 24일 왕실 공식 트위터에 “부주의했다. 휴가라도 방역 수칙을 지켜야 했다”는 사과문을 올렸다.

 이와 대조적으로 덴마크의 메리 왕세자비(48)는 방역 지침에 소홀했음을 ‘자진 신고’해 격려를 받고 있다. 그는 21일 인스타그램에 비행기 안에서 마스크를 쓴 사진을 올린 후 “육지, 바다, 하늘 어디에서든 마스크 착용에 익숙해져야 한다. 최근 카리브해 그레나다 방문 당시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악수를 했다”고 공개했다. 이어 “방역 지침에 따라 서로를 돕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고 썼다. 이 게시물은 누리꾼으로부터 4만 건이 넘는 ‘좋아요’를 얻었다.


김예윤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