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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 도발' 북과 막지 못한 군수뇌부 단호히 응징하고 문책하라

지뢰 도발' 북과 막지 못한 군수뇌부 단호히 응징하고 문책하라

Posted August. 11, 2015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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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4일 경기 파주 인근 비무장지대(DMZ) 안에서 수색작전을 벌이던 우리 군의 부사관 2명이 북한군이 매설해 놓은 목함 지뢰를 밟아 다리와 발목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다. 북한군은 군사분계선을 440m 내려와 우리 군이 정찰 때 이용하는 철책 통문 주변에 지뢰 3개를 몰래 설치해 놓은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군이 군사정전위원회의 허가 없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인명살상용 지뢰를 묻은 것은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다. 우리 군은 북에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하고 어제 오후 사고 지역에서 대북심리전 방송을 재개했다.

작년 말부터 북이 DMZ 내에서 지뢰 매설 징후를 보였음에도 우리 군은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 채 또 한번 당하고 말았다. 북은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같은 해 11월 연평도 포격, 2014년 무인기 침투에 이어 지뢰 도발까지 우리 군의 허점을 교묘히 찌르고 있다. 바다와 육지, 하늘은 물론 땅속까지 뚫리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그럼에도 우리는 응징 한 번 제대로 못했다. 무기와 군사장비가 현저히 열세인 것도 아니지만 경계조차 허술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2012년 노크 귀순과 지난 6월 1박 귀순만 해도 북한군이 귀순을 했으니 망정이지 우리 군을 기습할 의도였다면 참극이 벌어졌을 것이다.

우리 군은 그동안에도 병영 내 가혹 행위와 성폭력 사건, 방산 비리 등으로 따가운 질타를 받았다. 기강이 무너지고 전투태세도 갖추지 못한 군이 유사시에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는 없다. 한민구 국방부장관과 안보 사령탑인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이 이번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도 번번이 이들을 감싸고 두둔하는 모습을 보여 이런 사태를 자초했다.

지뢰 도발 다음날인 5일 박 대통령은 경원선 복원 기공식에 참석해 DMZ가 남북 주민은 물론 세계인의 꿈이 이뤄지는 지대(Dream Making Zone)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이산가족과 금강산 관광 등을 논의하는 고위급 회담을 9월 15일 이전에 열자고 제안하는 서한을 김양건 노동당 대남비서 앞으로 보내려 했으나 북측이 수령을 거부해 퇴짜를 맞았다. 북의 중대 도발을 했는데도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지 못한 채 화해 협력을 이야기하는 이 정부가 김정은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 한숨만 나온다. 사건 당일 현장에는 수색대원들의 의연한 모습과 전우애, 사명감에서 그나마 희망의 단초를 발견할 뿐이다.

정부는 이번 도발에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 한 국방장관은 북한의 도발 원점, 지원, 지휘 세력까지 격멸할 준비와 연습을 다 마쳤다고 말한 것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박 대통령이 집권 후 처음 벌어진 도발에 어떻게 대응할 지 북도 유심히 지켜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