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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숨겨둔 재산

Posted March. 06, 2015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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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정권 시절에 숨겨놓은 비자금 100조 원이 스위스 UBS은행에 예치돼 있고 이 중 10조 원은 홍콩 HSBC은행에 있다. 2013년 사기 혐의로 구속된 법무사 이모 씨는 박정희 정권의 비자금을 국내로 들여오기 위해 로비자금이 필요하다고 속여 한 사업가로부터 9억 원이 넘는 돈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는 범인이 조작한 은행계좌 잔액 사진에 깜빡 속아 넘어갔다.

김종필 216억4648만 원, 이후락 194억3510만 원. 전두환의 계엄사령부가 1980년 6월 18일 권력형 축재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군부의 조사를 받으면서 떡을 만지는 사람의 손에 떡고물이 묻는 건 당연하다고 했던 이후락의 재산 규모가 드러나자 세간에선 그럼 떡은 도대체 얼마나 크겠느냐는 말도 나돌았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에게 해외로 빼돌린 돈이 있을 것이란 의혹 중에서 사실로 확인된 것은 없다. 그는 개발도상국 지도자들 가운데 비교적 깨끗했다는 평가다.

미국 법무부가 4일(현지 시간) 전두환 일가의 미국 내 재산 122만6951달러(약 12억3000만 원)를 몰수했다. 전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 씨 소유의 로스앤젤레스 뉴포트비치 주택 매각 대금(72만6000달러)과 재용 씨 부인 박상아 씨의 미국투자이민채권(50만 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레슬리 콜드웰 미 법무부 차관보는 전 전 대통령 측은 재임 기간 뇌물을 받고 부정부패를 저질러 한국인들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국가의 귀중한 자원을 훼손시켰다고 수사 공조 이유를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은 추징금 2055억 원 중 지금까지 1087억 원을 납부했다. 이번에 몰수한 금액을 합쳐도 955억 원 정도가 아직 남아 있다. 전 전 대통령이 하루속히 밀린 추징금을 완납해 국민에게 속죄하기 바란다. 대법원에서 2628억 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았던 노태우 전 대통령은 재임 시 동생과 사돈에게 준 돈을 받아내서 2년 전 완납했다. 평소 통이 큰 것으로 알려진 전 전 대통령이 추징금 납부 실적에선 노 전 대통령을 못 따라간다.

한 기 흥 논설위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