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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청, 유승민 원내대표 당선을 국정쇄신 계기로 삼아야

당청, 유승민 원내대표 당선을 국정쇄신 계기로 삼아야

Posted February. 03, 2015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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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친박근혜)계의 지원을 받은 이주영 의원 대신에 탈박(탈박근혜) 성향의 유승민 의원이 당선됐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박심() 대신 민심을 선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유 신임 원내대표는 당선이 확정된 이후 당을 정치와 국정 운영의 중심에 두고 과감하게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민심은 최악이다. 정당 지지도에서도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간의 격차가 현격히 줄어들고 있다. 유 원내대표는 친박으로 분류된 적이 있었지만 할 말은 하는 이미지로 탈박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민심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여당 의원들이 그를 원내대표로 선택한 것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느끼는 위기의식의 표출이다. 지난해 6월 국회의장 경선과 714 당 대표 경선에 이어 원내대표까지 비박(비박근혜) 쪽에서 장악한 것은 새누리당의 당내 분위기가 탈박 쪽으로 분명하게 선회했음을 말해준다.

유 원내대표는 청와대 비서진을 얼라라고 표현할 만큼 청와대에 비판적 인식을 보여 왔다. 외교와 안보 분야에서는 보수를 자처하지만 경제와 복지 등에서는 개혁적인 성향으로 분류된다. 그는 박 대통령이 강조해온 증세 없는 복지에 대해 허구라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이 금기시하는 개헌에 대해서도 자유로운 토론과 논의, 이런 거야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국민 눈높이를 감안한 수준의 과감한 인적 쇄신이 됐으면 좋겠다는 희망도 피력했다.

어제 63번째 생일을 맞은 박 대통령은 정책조정협의회를 시작하기로 했는데 당정청 협의를 통해 정책을 잘 조율해서 국민에게 염려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여당과의 관계를 의식해서라도 국정운영 기조의 일대 쇄신이 불가피하게 됐다. 과감한 청와대 개편과 개각을 통해 면모를 일신할 필요가 있다. 청와대의 불통 논란이 지속되고, 충분한 조율 없이 정책과 법안을 내놓고 추인해 달라는 식의 과거 행태가 반복되면 당청 갈등과 국정 혼선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

큰 선거가 없는 올해는 박 대통령이 내세운 경제혁신, 공공 노동 금융 교육 등 4대 부문 구조개혁, 공무원연금 개혁 같은 과제들을 처리하기에 적기다. 만약 유 원내대표가 사사건건 청와대와 각을 세운다면 이런 과제들의 해결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 당 안팎의 합리적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충분한 협의를 통해 정국을 이끌어가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