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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서 인질극...IS 추정 외로운 늑대 소행 가능성

호주 시드니서 인질극...IS 추정 외로운 늑대 소행 가능성

Posted December. 16, 201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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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호주 시드니에서 벌어진 카페 인질극은 시리아 반군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는 외로운 늑대들의 범행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들은 시리아 등지에서 테러를 일삼는 전문 테러단체의 조직원들은 아니지만 호주에서 자생하는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들이다.

이날 범인들은 인질극 현장인 카페 창문에다 검은 깃발을 내걸었다. 깃발에는 알라 외에 신은 없다. 무함마드는 알라의 사도다라는 아랍어가 적혀 있었다. 이 내용은 샤하다라 불리는 일종의 보편적 신앙고백으로 무슬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기에도 이 문구가 사용된다. IS나 알카에다 등 전문 테러단체는 자신들만의 독특한 인장을 별도로 사용한다. 깃발의 형태 외에도 인질을 시켜 유리창 앞에 깃발을 들고 서게 한 것도 아마추어적 범행임을 추정케 한다.

범인들이 인질극 도중에 최소 2개의 호주 방송국과 접촉했다는 점도 전문 테러리스트는 아닐 것이라는 추정에 무게가 실린다.

호주의 2GB 라디오 방송에서 더 레이 하들리 모닝쇼를 진행하던 레이 하들리 진행자는 이날 인질범 가운데 한 명이 인질을 통해 전화를 걸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질범이 생방송으로 말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이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영국 BBC도 속보를 통해 인질범이 호주의 TV 방송국 채널9와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이라크와 아프리카 등에서 대형 테러를 벌여왔던 IS나 알카에다는 한 번도 방송국과 접촉한 적이 없다.

호주 정부가 8월 말부터 대규모 대테러 작전을 펼쳐 상당수 무슬림을 체포한 것도 이번 인질 납치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호주 당국은 테러 경보를 최고 수준으로 올리고 1000명 가까운 경찰 병력을 투입해 대대적인 대테러 작전을 펼쳤다. 이 결과 무슬림 15명을 체포하고 1명은 테러 관련 범죄 혐의로 기소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