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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의 죽음, 미궁 속으로

Posted July. 26, 2014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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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의 사망 원인을 밝히는 데 실패했다. 평생을 베일 속에서 살아온 유 전 회장은 결국 죽음마저 미스터리로 남을 가능성이 커졌다.

국과수는 25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신월동 서울분원에서 유 전 회장 시신을 감정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정에서 유 전 회장의 신체 특징인 금니, 왼손가락 일부 변형 등이 확인됐다. 사인의 하나로 의심됐던 독극물은 검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청산가리나 농약, 뱀독 등에 의한 사망 가능성은 배제됐다.

이 두 가지 외에는 대부분의 의혹이 풀리지 않았다. 시신의 부패 정도가 워낙 심해 국과수도 질식사나 지병, 외부 충격에 의한 사망 가능성을 확인하지 못한 것이다. 같은 이유로 정확한 사망 시점도 추정하지 못했다. 감정 결과를 검토한 민간 법의학자들도 국과수와 비슷한 의견이었다. 다만 강신몽 가톨릭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현장이 훼손되지 않았다는 조건에서 사진만 놓고 볼 때 저체온에 따른 사망으로 볼 수 있다며 체온 하강에 따른 자연사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했다.

정확한 사인 규명이 어려워지면서 유 전 회장의 도주 과정 등 행적에 대한 수사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검경의 부실수사와 초동조치 미흡에 대한 비판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중석 국과수 원장은 최선을 다했지만 완전한 의혹 해소에는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다며 앞으로 (입고 있던) 의복에 대한 감정도 실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성호 starsky@donga.com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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