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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프로풋볼 구단 레드스킨스 인디언 비하로 상표등록 취소

미프로풋볼 구단 레드스킨스 인디언 비하로 상표등록 취소

Posted June. 20, 2014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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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년 창단한 미국프로미식축구(NFL) 워싱턴 레드스킨스(redskins사진) 구단의 이름과 상표가 미국 원주민인 인디언들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는 미국 연방정부의 판정이 내려졌다.

미국 특허청 산하 상표심사항소위원회는 18일 찬성 2명 대 반대 1명으로 레드스킨스라는 단어가 인디언을 비하하는 상당한 용어라며 19671990년 연방상표법에 등록된 구단의 6가지 상표 등록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인디언의 피부가 빨갛다는 데서 나온 레드스킨스라는 단어는 인디언의 호전성을 강조하거나 경멸하는 뜻으로 쓰여 보통 미국인들은 사용을 꺼리는 표현이다. 인디언 단체들은 일찍부터 개명 운동에 나섰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상원의원 50명, 일부 팀 출신 선수들도 가세했다.

구단 측은 즉각 반발했다. 대니얼 스나이더 워싱턴 구단주는 80년 이상 지켜온 팀 이름을 바꿀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맞섰고 브루스 앨런 구단 사장도 팀 이름 사수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구단 측 변호인은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판정이 법원에서 확정되면 누구나 레드스킨스 구단의 로고와 팀 이름이 들어간 상품을 자유롭게 만들어 팔 수 있다. 상표권으로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는 구단이 상당한 경제적 타격을 입게 되는 셈이다.

이번 판정을 이끌어 낸 원고 어맨다 블랙호스 씨는 성명을 내고 정말 기쁘다며 미국 인디언과 전체 미국인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블랙호스 씨는 팀 이름은 인종차별적이고 경멸적이라며 결국에는 팀이 이름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구단 이름을 바꾸기 위한 인디언들의 법적 투쟁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인디언들은 1992년 첫 번째 청원을 제기했고 특허청은 1999년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구단은 즉각 불복 소송에 들어가 법원은 2003년 구단 측의 손을 들어 줬다. 블랙호스 씨 등 5명은 대법원이 이 사건을 심리하지 않기로 결정하기 전인 2006년 새로운 청원 운동을 벌여 나갔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