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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사람들의 전멸, 급조 야합 때부터 예고됐다

안철수 사람들의 전멸, 급조 야합 때부터 예고됐다

Posted May. 15, 2014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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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광역기초단체장 후보경선에서 안철수 공동대표 측 인사들이 줄줄이 탈락했다. 민주당과 급조된 통합을 할 때부터 예고된 일이었다. 17곳 광역단체장후보 경선에서 경기의 김상곤 전 교육감, 전남의 이석형 전 함평군수, 전북의 강봉균 전 장관, 대전의 송용호 전 충남대 총장 등 안철수 사람들은 모두 옛 민주당 출신에게 밀렸다. 광주에서는 지지율에서 앞서던 강운태 현 시장, 이용섭 의원의 경선 요구를 당 지도부가 돌연 묵살하고 전략공천으로 안 대표 측 윤장현 후보를 낙점하자 강이 예비후보가 탈당해 무소속단일화에 합의했다. 강, 이 후보 모두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를 앞서고 있어 단일화가 성공하면 윤 후보가 힘겨워 보이다.

기초단체장 공천에서도 안 대표 측은 서울 중구 동작구 등 전국 10여 곳에서 전략공천을 희망했지만, 민주당 출신들이 인물경쟁력이 떨어진다며 반발하는 바람에 무위에 그쳤다. 도의원 시의원 후보 공천을 놓고도 갈등이 속출해 이윤석 수석대변인이 두 대표는 당을 떠나라고 했다가 하루 만에 자신이 대변인직을 사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일각에선 민주당 출신들의 텃세와 기득권 챙기기에 안 대표 측이 전멸했다는 평가를 한다. 과거에도 참신하고 유능한 인물이 지역기반이나 인지도가 낮을 때 전략공천으로 후보로 발탁하는 일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그 절차와 원칙과 기준이 투명하고 전국적으로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애매한 인물들을 안 대표 측이 꽂아 넣기를 하려다 새 정치는커녕 헌 정치에도 없던 난폭한 구태라는 비판을 들었다.

애초 두 공동대표가 통합을 선언했을 때부터 김한길 대표 측이 64지방선거 전에 합당을 성사시키기 위해 어떤 뒷거래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끊이지 않았다. 지도부 구성과 공천에서 5대 5 원칙을 공천에서도 5대 5 정신을 최대한 존중키로 약속했을 것이라는 일종의 야합설이다. 당초 무공천만이 새정치라고 주장했던 안 대표는 개혁 공천에 성공이 달렸다며 전략공천을 밀어붙이려고 했다. 그러나 안 대표가 강조했던 능력과 의지가 있는 신인이라기보다 정체를 모르는 사람이었다는 지적이 당내에서 나왔다. 무공천 약속도 지키지 않았고, 개혁공천도 못하는 것이라면 대체 안 대표는 왜 김 대표 측과 통합을 했는지, 그 전에 왜 정치를 하려고 했는지 모르겠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어제 당내 공천분란과 관련해 안 대표는 실상을 잘 모르더라고 했다. 대선후보 경선을 염두에 두고 지역기반을 굳히겠다는 조급함에 무리수를 두다가 결국 리더십의 한계만 노출한 꼴이다. 세월호 참사로 국민이 비탄에 빠진 상황에 새정치연합이 잿밥싸움으로 지새다보면 안 대표와 대안야당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깊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