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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는 잊혀진 전쟁 아닌 살아 있는 전쟁

Posted June. 24, 2013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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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일요일 새벽4시 북한이 기습적으로 38선을 넘어 남침()을 감행한 지 63주년이 되는 날이다. 2년여 지루한 협상 끝에 유엔군 사령관과 북한군 사령관, 중국의 인민지원군 사령관이 서명한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일로 치면 60년이 된다. 625 전쟁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며 살아있는 전쟁이다.

북한은 예나지금이나 625 전쟁은 미국의 도발로 시작됐고 한반도 핵무장의 비극 역시 미국 때문이라는 억지주장을 펴고 있다. 북한의 대외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어제 미국의 침략이 없었다면 한반도는 평화지대가 된지 오랬을 것이며 비핵화 문제는 상정조차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3년 만에 유엔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한 신선호 유엔주재 북한대사도 정전협정 이후 60년 동안 모든 긴장완화의 책임은 미국에 있다며 남조선에 주둔한 유엔군 사령부를 해체 하는 것이 한반도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긴장완화와 평화 및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필수적 요구라고 강변했다.

북한은 아직도 6.25 전쟁의 발발을 북침이라고 주장한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도 브루스 커밍스의 영향을 받아 북침론이 한때 세를 떨쳤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구() 소련의 외교문서가 공개되면서 김일성이 스탈린과 마오쩌뚱의 승인과 지원을 받아 일으킨 전쟁임을 이제 양심 있는 학자라면 부인하지 못한다.

전쟁의 참화를 직접 경험한 세대가 점차 세상을 뜨면서 625 전쟁에 대한 인식도 흐릿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가보훈처 조사에서 20대 이하 응답자의 23.2%가 625 전쟁 자체를 모른다고 답했다. 최근 안전행정부 조사에서도 19세 이상 성인남자 중 35.8%, 중고교생 중 52.7%는 625 전쟁이 언제 일어났는지 모른다는 결과가 나왔다.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현대사가 찬반신세가 된지 이미 오래다. 대학 수학능력평가에서도 한국사는 필수과목에서 제외됐다.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이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해 학생들의 역사 인식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미래세대의 현대사 몰이해를 다소라도 시정하자는 충정일 것이다. 수능 시험에 대한민국의 정체성 확립과 관련된 현대사 사건 중에서 몇 문제만이라도 꾸준히 출제하면 일선 교육현장의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는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오늘날 우리가 북한의 위장공세에 쉽게 흔들리는 것도 6.25의 유래와 역사적 의미를 망각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