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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압류 아빠에 딸의 마지막 선물, 54억원 기적을 낳다

주택압류 아빠에 딸의 마지막 선물, 54억원 기적을 낳다

Posted May. 20, 2013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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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40대 남성이 주택 압류 처분을 받아 집을 비워주기 위해 이삿짐을 꾸리던 중 아픈 딸의 권유로 산 복권이 485만 달러(약 54억 원)짜리에 당첨된 것을 발견했다.

주인공은 일리노이 주 제네바 시에 사는 리카도 세레조 씨(44). 경영 컨설턴트로 일하던 그는 2010년 심각한 조울증을 앓고 있던 딸 서배너(당시 12세)를 보살피기 위해 직장마저 관두고 딸의 간호에 전념했다. 하지만 그와 가족의 지극정성에도 딸은 지난해 8월 연쇄 발작 증세를 일으킨 뒤 1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병상에서도 서배너는 집안의 경제 사정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아버지에게 복권을 계속 구입할 것을 권유했고 세상을 떠나기 전에는 동네 벼룩시장에서 산 유리로 만든 작은 쿠키병 하나를 선물로 남겼다. 세레조 씨는 가족은 복권을 사는 것은 돈 낭비라고 생각했지만 딸의 말이 생각나서 한 장씩 사 넣었다고 폭스뉴스에 말했다. 이렇게 한두 장씩 사서 모은 복권은 딸이 남긴 쿠키병에 담겨져 부엌 한쪽에 놓였다.

지난주 주택담보대출 상환금을 갚지 못해 은행으로부터 퇴거 명령을 받은 세레조 씨 가족은 이삿짐을 싸고 있었다. 부엌에서 짐을 싸던 세레조 씨의 아내 보니 씨는 남편에게 쿠키병 속에 들어 있는 복권의 당첨 여부를 이사 가기 전에 한 번 확인해 보자고 말했다. 근처 편의점에서 당첨 여부를 맞춰 보던 세레조 씨는 쿠키병 속에 들어 있던 복권 한 장이 2월 2일 발표한 1등 번호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15일 일리노이 복권국을 찾아 당첨 수표를 받은 세레조 씨는 딸이 태어난 달(2월)에 20년 동안 매년 18만7000달러를 세금 공제 후 실수령금으로 받게 됐다.

그는 복권은 서배너가 가족에게 준 선물이라고 생각한다며 당첨금을 교회와 자선단체에도 기부하고 딸과 유사한 병을 앓는 어린이들을 위한 치료와 연구를 위해서도 쓸 것이라고 밝혔다.백연상 기자 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