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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보조작 배상금 1760억달러 물어야 할 판

Posted March. 28, 2013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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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글로벌 은행을 겨냥한 제2차 소송대전의 막이 오르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수년간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채권 소송과 관련해 이미 수백억 달러를 물어 낸 은행들이 리보금리 조작사건으로 또 다른 줄소송에 직면했다. 누적 배상액이 1000억 달러(약 110조 원)를 넘을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배상 규모가 어느 정도로 불어날지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 미국의 금융정보제공업체인 SNL파이낸셜의 자료를 인용해 2010년 이후 대형 글로벌 은행들이 부실 모기지론 판매와 관련해 지불했거나 앞으로 부담해야 할 벌금과 배상액이 874억 달러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것은 끝이 아니며 새로운 리보금리 소송으로 막대하게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리보 관련 소송은 막 시작 단계로 전체 배상액 규모는 추정하기 어렵다고 법률전문가를 인용해 덧붙였다. 모건스탠리는 글로벌 은행들이 리보금리 조작과 관련해서만 물어야 할 배상액이 1760억 달러(약 195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매쿼리리서치의 자료를 인용해 최근 전망했다.

리보금리는 18개 글로벌 은행이 매일 오전 영국은행연합회(BBA)에 제출한 금리를 기초로 결정된다. 전 세계 350조 달러(약 38경8222조 원)에 이르는 대부분 금융거래의 기준금리로 사용되는 금융의 신뢰를 상징하는 지표다.

지난해 7월 리보금리가 조작됐다는 사실이 미국과 영국 금융당국에 적발된 이후 지금까지 영국 바클레이스 은행, 스위스 UBS, 영국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그룹 등 3개 은행이 25억 달러의 벌금을 자국의 규제 당국에 물었다.

미국 영국의 사법당국과 금융 당국은 다른 은행들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국가기관 펀드 지방자치단체 개인까지 올해 들어 민사소송을 잇달아 제기하고 있다.

한국의 주택금융공사와 비슷한 성격인 미국의 프레디맥은 지난주 리보금리를 결정하는 은행들과 영국은행연합회뿐만 아니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JP모건체이스 USB에 대해 리보금리 조작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 배상액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프레디맥이 최소 30억 달러의 피해를 봤다고 주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캘리포니아 공공퇴직연금과 블랙록 뱅가드 페더레이트인베스터 등 투자펀드들도 곧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뉴욕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등 12개 주정부는 리보금리 조작으로 인한 손해배상 소송 대열에 곧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볼티모어 시와 샌디에이고 카운티 등은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피터 샤피르 스와프파이낸셜그룹 이사는 최근 블룸버그통신에 미 주요 도시의 75% 이상이 금리 스와프 상품을 활용하는데 리보금리가 조작되었다면 피해액만 6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은행들은 이미 소송 배상에 대비해 막대한 금액의 대손충당금을 쌓기 시작했다. 이는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독일 도이체방크는 소송 배상액 때문에 지난해 이익 규모를 60% 낮췄다고 WSJ는 전했다.



박현진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