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6000원 정도하던 교육업체 B사의 주가가 새해 들어 2배 가까이 급등했다. 2010년 이 회사의 사외이사로 활동한 적이 있는 정청래 전 민주당 의원이 정봉주 전 의원의 멘토로 알려진 것이 결정적 이유라고 한다. BBK 사건과 관련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죄로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을 받고 수감 중인 정 씨가 졸지에 스타로 부각되면서 특정 업체의 주가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전북 전주의 Y 씨는 정 씨를 거명하며 트위터로 떡을 팔고 있다. 그는 떡 판매금액의 5%를 적립해 매주 정 씨에게 영치금을 보내준다.
정 씨는 스스로를 미래권력이라고 칭한다. 그래서 그의 팬클럽 이름도 정봉주와 미래권력들(미권스)이다. 정 씨 구속 전에 13만 여명이던 팬클럽 회원 수가 구속 후 급격히 늘어 지금은 19만여 명에 이른다. 미권스의 위력은 민주통합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회원들이 시민선거인단에 대거 참여하자 최고위원 경선 후보들은 환심을 사기 위해 너도나도 정 씨를 들먹였다. 정 씨 구명을 위한 나와라 정봉주 국민운동본부의 위원장을 맡은 한명숙 후보와 산하의 위원회를 하나씩 맡은 문성근 박영선 후보가 각각 1, 2, 3위를 차지한 것이 우연이겠는가.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정봉주 마케팅이 닻을 올렸다. 미권스 뿐 아니라 정 씨가 참여했던 나꼼수 방송의 위력을 활용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26일 한명숙 대표 일행이 홍성교도소로 특별면회를 가고 당 차원에서 대책회의와 기자회견을 열었다. 2월엔 미권스 나꼼수 등과 함께 토론회, 결의대회, 봉주버스(면회버스) 운행, 마라톤대회도 열린다. 정 씨 개인의 방면을 목적으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도 벼르고 있다. 이쯤 되면 정 씨는 더 이상 미래권력이 아니라 현재권력인 셈이다.
명색이 집권을 꿈꾸는 공당이 실정법을 위반한 범법자를 구하려고 난리법석을 떨고 있으니 정상인지 모르겠다. 법치에 대한 우롱이자 국민에게 법 경시 풍조를 전염시킬 수 있다. 법치가 망가진다면 민주당이 나중에 집권한들 무슨 수로 국가를 통치할 수 있겠는가. 그 이전에 법치를 우롱하는 정당에 국민이 선뜻 표를 줄지도 미지수다. 민주당이 작은 것을 얻으려다 큰 것을 잃는 소탐대실()의 과실을 범하지 말기를 바란다.
이 진 녕 논설위원 jinn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