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August. 02, 2011 07:17,
정부가 올해 경제정책의 최대 화두로 물가안정을 내세웠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물가 상승세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7월 소비자물가가 4.7% 오른 것은 과거와 달리 근원물가 상승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농산물, 석유 등은 한번 흐름을 타면 무섭게 오르지만 날씨가 좋아지고 국제시장이 안정되면 상승세는 쉽게 꺾인다. 하지만 전월세나 공공요금, 개인서비스요금 등은 한번 오르면 좀처럼 안 떨어진다. 딱히 상승요인이 없어도 분위기를 타기도 한다. 정부는 공공요금을 최대한 옥죄고 개인서비스요금 등은 담합조사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이런 대책이 먹혀들 가능성은 높지 않다.
물가상승 주범은 근원물가
1일 통계청에 따르면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8% 올랐다. 신선식품지수가 9% 오른 것과 비교하면 오름폭 자체는 크지 않다. 하지만 올 초와 비교하면 사정은 다르다. 신선식품지수는 1월에 이상기후로 무려 30.2%나 올랐다가 채소출하 등이 안정되면서 상승세가 꺾였다.
반면 근원물가지수는 1월 2.6%에서 7월 3.8%로 올랐다. 7개월간 4월을 제외하고는 매월 상승했다. 전세(4.7%), 미용료(8.2%), 삼겹살(외식17.3%) 등 대부분의 품목이 상승했다. 근원물가가 무서운 이유는 흐름을 타기 때문이다. 대중교통 요금이 대표적이다. 연초 일부 소규모 지방자치단체에서 오르기 시작하더니 7월 대구 등 광역시급으로 확산됐고 서울도 요금인상 조율에 들어갔다. 식당 음식값이나 미용료, 여행비 등은 장사가 잘되는 곳이 일단 가격을 올리면 눈치를 보던 다른 곳들도 따라 올리게 마련이다. 정부는 주부 물가모니터단의 기능을 강화하고 음식업협회 등을 통해 자율적 요금 안정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하지만 원가 부담에 시달리는 개별 업소에 정부의 이런 정책은 소귀에 경 읽기만큼이나 효과가 없다.
안정세 찾아도 지표에 그칠 듯
윤종원 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7월 소비자물가가 높았던 것은 채소 등 농축수산물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라며 9월 이후에는 물가가 4%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정부의 분석은 기저()효과에 기댄 낙관적인 전망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많다. 올해 물가상승률의 비교시점인 지난해 월별 물가상승률을 보면 8월까지는 2%대에서 안정되다가 9월 3.6%를 시작으로 배추 가격이 폭등한 10월에는 4.1% 치솟았다. 결국 전년 동월과 비교한 올 9월 이후 물가상승률은 8월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낮아 보일 수밖에 없다.
물가 상승세에 기름을 부을 변수들도 적지 않다. 특히 올해는 추석이 9월 12일로 2003년(9월 11일) 이후 8년 만에 가장 빨라 하반기 농수산물 가격 상승세에 기름을 부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4%로 높여 수정한 올해 물가목표 달성도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많다. 앞으로 5개월간 3.5% 이내로 물가를 묶어야만 달성 가능한데, 현재로서는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유가가 크게 떨어지기 어렵고 농산물 역시 예상하기 어려운 변수들이 많아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