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기현은 내 전부 한국인 도움 감사

15일 다시 찾은 서울 중구 정동 미야기() 현 서울사무소에는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11일 오후 내보이던 불안감과 다급함 마저도 잃어버렸다. 빗발치던 전화도 잠잠했다. 적막감이 맴돌았다. NHK에 귀 기울이며 피해 상황을 체크하느라 정신없던 11일과 달리 이날 사무소에 있던 직원 5명은 깊은 슬픔에 지친 듯 무표정했고 서로 말을 아꼈다. TV에 피해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자 이들은 말없이 TV를 꺼버렸다.

요즘 매일 미야기 현청 동료들의 전화를 받아요. 직원 누구의 아버지가 죽었다 직원 누구의 어머니가 죽었다는 그런 소식들이요. 지진이라는 말이 들려올 때마다 충격을 받은 듯 눈을 지그시 감고 마음을 추스르던 아베 타가오 소장( 47사진) 어렵게 입을 뗐다. 그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노부모와 동생 내외, 그리고 조카 모두 11일 대지진 발생 이후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아베 소장은 2년 전 한국으로 오기 전 인생 전부를 일본 동북부 대지진의 최대 피해 지역인 미야기 현에서 보냈다. 서울로 파견되기 직전까지도 미야기 현청에서 공무원으로 일했다. 그의 평생이 담긴 미야기 현의 마을에서는 시신 2000구가 발견됐으며 그가 뛰놀던 마을은 물에 잠겼다. 아베 소장은 미야기 현은 곧 내 평생이라고 했다. 그는 흐느꼈다.

미야기 현 서울사무소는 현청에서 피해 규모에 대해 공식 발표를 내놓기 만을 기다리고 있다. 갈수록 피해 소식이 커져 가는 마당에 사상자 추이를 파악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베 소장은 지진이 일어난 이후 미야기 현에 있는 우리 가족, 친구를 찾아달라며 호소하고 있지만 우리도 현지와 연락이 여의치 않아 다 도와드리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도와주는 한국인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며 벌떡 일어나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미야기현 서울사무소는 일본 미야기 현과 서울 간 문화 교류를 확대하고 경제 교류를 활성화하고자 지난 1992년 설립된 미야기 현 최초의 해외사무소다. 일본 현지 소식을 전하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미야기 현 지진 성금 송금처 예금주: 사)미야기현서울사무소 계좌번호: 411401-01-225230 국민. 02-725-3978

손효주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