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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심분리기 수백개 갖춘 북우라늄농축시설 공개

원심분리기 수백개 갖춘 북우라늄농축시설 공개

Posted November. 22, 201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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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북한을 방문한 미국의 핵 과학자 시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에게 원심분리기 수백 개를 갖춘 대규모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여준 것으로 밝혀졌다. 헤커 교수는 21일자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라늄 농축시설은 이제 막 건설된 것으로 보였으며 첨단장비로 통제되고 있었다. 북한 영변에서 수백 개의 정교한 원심분리기가 설치된 것을 목격하고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북한은 헤커 교수에게 원심분리기 2000개를 이미 설치해 가동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어 우라늄 농축시설을 둘러보는 과정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으며 이 시설에서 저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기 시작했다는 북한의 주장을 규명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헤커 교수는 며칠 전 백악관에 북한에서 보고 온 사실을 보고했다. 미 정부는 지난 주말 헤커 교수의 보고를 동맹국과 의회에 급히 알렸다.

북한이 미국 핵 전문가를 초청해 우라늄 농축시설을 의도적으로 공개한 것은 미국과의 협상을 위한 전략일 수도 있고 김정은 3대 권력세습을 공언한 후 핵무기 개발을 가속화하겠다는 계획으로도 생각할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북한의 의도야 어떻든 핵 없는 세상을 공언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강력한 도전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는 것이다.

미국을 포함한 국제기구 조사관들이 북한을 가장 최근 방문했던 지난해 4월까지만 해도 이 같은 대규모 핵시설이 없었기 때문에 북한은 이후 빠른 속도로 이 시설을 건설한 것으로 보인다. 우라늄 농축시설이 설치된 속도를 보면 북한이 핵실험 이후 가해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를 피해 외부의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헤커 박사는 북한을 방문한 직후인 13일 중국 베이징()에서 외신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평안북도 영변에 경수로 1기를 건설하고 있다며 경수로 발전용량이 2530MW로 북한이 이제 막 건설을 시작했기 때문에 완공까지에는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백악관은 북한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강행하는 것은 유엔안보리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이번에 발견된 우라늄 농축시설을 북한을 압박하는 새 증거로 채택할 방침이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도 19일 브리핑에서 북한 핵 프로그램은 평화적인 에너지 이용 목적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국무부는 20일 밤늦게 보도자료를 통해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이날 오전 한국과 중국 일본 방문길에 나섰다고 발표했다. 보즈워스 대표 일행은 21일 서울에 도착해 한국 정부 당국자들과 협의한 후 22일 일본 도쿄를 거쳐 23일 베이징을 방문한 뒤 24일 귀국한다.



최영해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