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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스코의 정년 연장

Posted October. 26, 2010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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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5세인 1955년생은 625전쟁 이후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출생)의 맏형 이다. 동갑내기 인구가 많아 상급 학교에 진학할 때마다 치열한 입시 전쟁을 치렀다. 사회에 진출해서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렸다. 자녀의 대학졸업, 취업, 결혼까지 챙기려면 더 직장에 다녀야 하지만 정년도 얼마 남아 있지 않고 그마저도 채우기가 쉽지 않다. 건강의학이 발달하고 인간 수명이 늘어나면서 70, 80대가 돼도 팔팔한 노인들이 많다. 60이 되기도 전에 회사를 그만두고 놀기에는 건강과 젊음이 너무 아깝다.

기업으로 볼 때도 풍부한 업무 경험과 숙련된 기능을 계속 활용하고 싶지만 호봉이 높은 근로자가 많을수록 경영에 부담이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등을 떠미는 경우가 많다. 프랑스에서는 연금지급 연령을 늦추고 정년을 60세에서 62세로 연장하려다가 대규모 저항에 부딪혔지만 그대로 통과됐다. 더 일하고 싶어도 55, 58세에 밀려나는 한국 근로자들로서는 62세까지 일하는 프랑스 근로자들이 부럽기만 하다.

포스코가 정년을 56세에서 58세로 늘리되 임금은 줄이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52세부터 56세까지는 임금을 묶고 정년이 연장되는 2년간은 임금을 56세 때 기준으로 매년 10%씩 깎는 구조다. 임금피크제는 기업에 인건비의 추가 부담 없이 숙련 인력을 계속 활용하고 신규인력을 채용할 여력을 갖게 해준다. 근로자는 고용과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받는다. 올해 상반기 현재 100인 이상 사업장 8399개사 가운데 937개사(11.2%)가 이 제도를 도입했다.

자녀교육을 다 시키고 나면 가정에서 쓸 돈이 크게 줄어든다. 50대 중후반에 들어서면 피크 때 임금의 절반만 주더라도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임금피크제는 경제활동인구 감소를 줄이고 고령인구에 대한 사회적 비용 부담을 덜 수 있어 국가 전체에도 플러스다. 65세 이상 노인이 2040년이면 1564세 인구의 절반을 넘어설 것이란 계산도 나온다. 최선책은 노인이 일을 하면서 스스로를 부양하는 것이다. 그러나 저러나 청년실업률이 너무 높아 젊은이들이 정년연장을 어떻게 볼지 모르겠다.

이 진 녕 논설위원 jjinn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