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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정한 입학사정관제 무너지면 입시대란 온다

[사설] 공정한 입학사정관제 무너지면 입시대란 온다

Posted September. 14, 2010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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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제 입시는 이명박 정부가 사교육과의 전쟁 차원에서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2009학년도 전형 규모 4500명에서 2011학년도 3만7600명으로 급속히 확대됐다. 사람이 사람을 평가하는 새로운 대입 전형방식인 입학사정관제 입시가 성공하려면 공정성이 생명이다. 그런데 최근 입학사정관제 입시의 미래를 불안하게 하는 일들이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Y대에서 입학사정관으로 일하는 부인을 두고 있는 교육업체 대표가 자신의 트위터에 형. 혹시 Y대 수시 접수하면 연락주세요. 저희 집사람 입학사정관인거 아시죠. 후배 덕 좀 보시죠라는 글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입학사정관들이 외부 청탁을 받았을 경우 공정한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 대학들이 입학사정관의 선발과 감독에 유의해야 하는 이유다. 인성 창의성 성장잠재력을 지닌 학생을 골라내려면 입학사정관들이 스스로 전문성과 사명감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입학사정관의 졸속 양성 자격 미달의 징후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교과부가 지난해 5개 대학에 11억여원을 지원해 입학사정관 전문 훈련과정을 운영했으나 부실 방만하게 진행됐다. 한나라당 김세연 의원에 따르면 일부 대학은 지원금을 기자재 구입비로 사용했는가 하면 커리큘럼도 부실했다. 2010학년도 입시에서는 입학사정관 1명이 평균 57.3명의 지원자를 전형한 것으로 집계돼 신중하고 깊이 있는 평가가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이다.

대학들이 입학사정관제를 공부 잘하는 학생을 입도선매하는 창구로 활용하거나 고위층 자녀나 같은 학교 교직원의 자녀에게 특혜를 주어 뽑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나라당 정두언 최고위원도 현행 입학사정관제는 공무원 특채 제도와 비슷하다며 공정성에 이의를 제기했다. 입학사정관제 입시에서 핵심적인 평가 자료인 자기소개서를 돈을 받고 대필하는 업체도 등장하고 있다.

학부모로부터 공정하게 입시가 치러진다는 신뢰와 공감대를 얻지 못하면 입시대란()이 올 수 있다. 정부는 입학사정관제 입시의 과속()을 경계하고 준비 여부를 점검하면서 차근차근 정착시켜나갈 필요가 있다. 대학들은 입학사정관제 입시가 교육의 공정성을 실현하는 중대한 시험대임을 인식하고 철저한 내부 감시와 사후 검증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