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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으로 재조명 지구촌 진화론 열풍

Posted February. 19, 2010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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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다에서 닮은꼴 여행을 하는 두 팀은 여행 목적도 같다. 1831년 영국 해군성 측량선인 비글호를 타고 5년 동안 세계를 돌아 본 찰스 다윈(18091882)의 여정을 답사하는 것. 다윈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여행이다.

내년은 다윈이 태어난 지 200주년이면서 그가 종의 기원을 발간한 지 150주년인 해다. 종의 기원은 마르크스의 자본론,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등과 함께 인류사에 큰 영향을 끼친 책으로 꼽힌다. 그 가운데 마르크스와 프로이트의 이론은 현대에 오면서 상처를 입기도 했지만 다윈의 진화론은 다른 분야로 뻗어나가고 있다.

더 타임스는 최근 자연선택이냐 신의 개입이냐는 문제는 다윈 탄생 200주년을 코앞에 둔 오늘도 여전히 논란거리다라고 보도했다. 장대익 동덕여대 교수도 철학 심리학 의학 경제학 등 대부분 학문에서 진화론을 대입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을 정도로 다윈의 이론은 오늘날 전성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아래 내년의 기념행사는 풍성하게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애팔래치아 대는 16일 다윈 특강을 시작했다. 저명 학자 13명이 기원의 기원에 대해라는 제목으로 내년 4월까지 강연을 이어간다.

영국 런던의 자연사박물관은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다윈전을 열 계획이며, 프랑스의 툴루즈 박물관은 내년 2월 10일부터 다윈 기념 주간을 갖고 진화와 의학을 주제로 학술회의를 연다.

TV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도 붐을 이룬다. 그 가운데 영화 마지막 황제의 제작자인 영국의 제러미 토머스 씨가 창조라는 제목으로 이달 말 크랭크인하는 영화가 가장 기대되는 작품. 그는 오늘날처럼 다윈이 논쟁이었던 적이 없으므로 시기적절한 영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독교계도 다윈 200주년을 맞아 다윈의 업적을 재조명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진화론과 창조론의 화해 분위기도 싹트고 있다.

영국 성공회는 14일 다윈 탄생 200주년을 맞아 영국 성공회는 당신을 오해한 것과 당신에 대한 잘못된 첫 대응을 한 것, 아직도 다른 이들이 당신을 오해하도록 부추긴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교황청도 나섰다. 내년 3월 7일부터 로마에서 가톨릭계 대학들인 이탈리아의 그레고리안대와 미국의 노테데임대가 바티칸의 후원으로 종의 기원을 논의하는 국제학술회의를 연다. 바티칸 관계자는 이데올로기를 배제하고 과학적으로 진화론을 논의하기를 원했던 다윈의 뜻에 맞는 학술대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기념 출판, 전시회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생물학 철학 등의 분야에서 다윈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다윈포럼이라는 모임을 중심으로 종의 기원 인간의 유래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에 대하여 등 이른바 다윈 3부작을 새롭게 번역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전시회로는 11월 14일 개관하는 경기 과천시 과천동의 국립과천과학관이 개관 기념으로 마련하는 다윈전이 대표적이다. 동아사이언스가 공동주최하는 이 행사는 개관일부터 6개월 동안 다윈이 출간한 책, 다윈이 채집한 화석 등 해외에서 들여온 유물들을 전시할 계획이다.



금동근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