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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 오바마 순방길에 선물?

Posted November. 18, 2009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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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일정이 아직 마무리 되지 않았지만 미국에서는 벌써부터 이번 방문의 성과를 둘러싼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보건의료개혁 등 국내 현안이 산적한 데다 악화일로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이나 북한과 이란 핵문제에서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이런 탓에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번 순방 중 가장 반가운 선물은 한국 정부의 아프간 파병 결정일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한국 정부가 아프간에 독자적인 지방재건팀(PRT)을 운영하고 보호 병력을 파견하기로 한 결정은 아프간 증파 문제로 고민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짐을 어느 정도 덜어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이 운영하는 PRT를 한국이 넘겨받으면 미국은 기존 PRT 경계병력을 전투병력으로 전환할 수 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에도 한국의 이라크 파병 결정은 한국을 냉랭하게 대하던 부시 행정부 인사들의 태도를 바꿨다. 오바마 대통령 방한 직전에 한국 정부의 실사단이 아프간 현지에 다녀와 PRT 설치 지역과 보호병력 파견 규모 등을 내부적으로 결정한 것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부드럽게 이끄는 윤활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귀국 이후 이번 아시아 순방의 성과를 두고 국내의 비난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오바마 대통령은 첫 방문지인 일본에서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와 오키나와 후텐마() 미군 비행장 이전에 대해 고위급 실무협의를 진행하겠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하루 만에 미일 양국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 갈등을 노출했다.

중국 방문에 대한 평가도 다소 부정적이다. 미국 공영라디오방송(NPR)은 현안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는 있었지만 괄목할 만한 돌파구를 찾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상하이() 대학생들과의 대화는 민감한 현안을 다루지 못한 채 겉돌았고 중국의 인권문제에 대해서도 하고 싶은 말을 다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는 17일 미국의 관심사였던 위안화 평가 절상 요구를 정면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김영식 하태원 spear@donga.com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