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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855억 원짜리 주민센터

Posted October. 21, 2009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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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청사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용인시청이 서울시청보다 좋더라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서울시청 면적의 1.5배나 되는 규모에 공사비만 1656억원이 투입됐다. 이에 뒤질세라 성남시는 더 큰 청사를 짓는다. 2007년 공사가 시작된 중원구 소재 성남시청은 3222억 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건물이다. 선진국에 가보면 지방자치단체 청사가 가건물처럼 허술한 곳도 많다. 청사의 위용을 과시하기 보다는 국민이 낸 세금을 아껴 쓰려는 태도다.

호화판 지차체 청사에 대해 행정안전부가 뒤늦게 제지가 나섰다. 총 사업비 500억 원 이상 투입되는 청사나 시민회관 등 공공건물을 건립할 때는 외부의 타당성 조사를 받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지자체 임의로 조사기관을 선정했지만 올해 6월부터는 행정안전부 장관이 고시하는 전문기관에 맡겨야 한다. 행안부가 나서기 전에 지차체 단체장과 의회가 스스로 자제했어야 할 사안이다.

강남구가 주민센터 하나를 짓는데 855억 원이 투입된다고 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도곡동 주민센터는 뮤지컬 전용극장과 도서관, 헬스장 등 문화체육시설을 갖춘다. 동사무소가 주민센터로 변신해 주민을 위한 문화 체육 복지시설을 갖추기 시작한지는 오래다. 도곡동 주민센터의 사업비가 높아진 것은 땅값도 비쌀뿐더러 600석 규모의 뮤지컬 전용극장이 안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강남구는 공연장이 부족한 강남구 여건을 감안해 문화계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뮤지컬 전용극장을 짓는다며 도곡동 주민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충북 증평군은 연간 예산이 1339억 원, 부산 중구는 1024억원에 불과하다. 그것도 재정보조금을 받아서 이 정도의 예산을 쓸 수 있다. 도곡동 주민센터 건축예산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과도하다는 비판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재정이 넉넉한 강남구가 자기들 돈으로 주민 복지를 위한 건물을 짓는 데 시비를 걸 수는 없다. 강남구는 서울시로부터 재정보조금도 받지 않는다. 세금을 많이 내는 주민이 문화센터에서 건강을 관리하고 문화공연을 보면서 납세의 보람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도곡동 주민센터를 질시의 시선으로만 바라볼 일은 아니다.

정 성 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