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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법 표류 정쟁에 우는 행복

Posted July. 28, 2009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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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끝난 임시국회에서 세종특별자치시설치법(세종시법) 처리가 무산되면서 내년 7월 1일 출범 목표인 세종특별시(행정중심복합도시)가 표류될 상황을 맞고 있다. 9월 정기국회에서 이 법이 처리된다 해도 준비 일정이 빠듯해 출범 시기를 늦춰야 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미디어관계법 처리 후 여야 간 갈등이 이어질 경우엔 세종시 출범이 더욱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이 지난 임시국회에서 세종시법 처리를 서둘렀던 것은 법이 통과돼도 준비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정부는 세종시법이 발효된 후 세종시가 출범하기까지 최대 1617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법률의 구체사항을 명시할 시행령을 만드는 데 최소한 3개월이 걸린다. 다음으로 어떤 국가위임 사무를 넘겨줄지도 결정해야 한다. 이는 국무총리실 산하 세종시지원위원회가 결정한다. 5300여 개의 사무대상을 심의하는 데 45개월 걸린다는 게 정부 계산이다. 게다가 세종시법과 별도로 세종시와 관련된 다른 부처의 법률도 바꿔야 한다. 관련 법률의 개정안 마련에 통상 3개월 정도 걸리고 국회에 제출해 상임위원회에서 심사하고 의결 공포하는 데 5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물리적으로 9월 정기국회에서 세종시법이 처리된다 해도 내년 7월 출범이 어려운 것이다.

이 때문에 국회는 정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지원위의 위임사무 심사기간을 대폭 줄이고 부처별 법률개정안을 세종시법 부칙()에 못 박아 일괄 처리하는 방법으로 소요기간을 610개월로 줄이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세종시가 내년 7월 1일 출범해야 한다는 법적인 근거는 없다. 세종시법에 시행시기를 명시해야 하나 이 법은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2007년 5월 정부가 행정도시특별법 입법예고에서 2010년 7월 1일로 명시하면서 이것이 기준이 됐다. 당장 이 시간표대로 세종시가 출범하지 못하면 내년 6월 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부터 문제가 생긴다. 세종시가 정상 출범하게 되면 이보다 1개월 먼저 있을 지방선거에서 세종시장과 시의원을 선출해야 된다. 그러나 세종시 출범이 늦춰지면 세종시 편입 예정 지역인 충남 연기와 공주, 충북 청원은 내년에 각자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뽑아야 한다. 세종시뿐 아니라 인근 지자체의 단체장 선출과 지방의회 구성에도 혼란이 예상된다. 더욱이 지금도 청원의 세종시 편입 문제로 갈등이 있어 단체장 후보들이 편입 반대 등을 선거공약으로 내걸고 지방선거에 출마할 경우 대립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세종시 출범이 늦춰지면 편입 예정 지역 주민들의 고통도 커질 수밖에 없다. 자유선진당 심대평 의원은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연기 지역 주민들이 지금도 셋방살이로 이리저리 전전하면서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며 예정 지역 일대가 행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김기현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