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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금이야말로 국정운영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

[사설] 지금이야말로 국정운영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

Posted June. 16, 2009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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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하기 직전 라디오연설을 통해 이념과 지역 대립, 권력형 비리와 부정부패, 정쟁의 정치문화 등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귀국 후 적절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요즘 이런 문제들을 극복하고 우리 사회를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런 고질적인 문제에는 대증요법보다는 근원적인 처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뭔가 특단의 변화를 모색하지 않고는 안 될 정도로 심각한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역주의가 여전한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 이후 좌우간이념 대립마저 격해지고 있다. 이런 갈등을 수렴하고 녹여 통합을 창출해야 할 정치는 실종된 지 오래이다. 야당은 국회를 외면한 채 거리의 세력과 손잡고 공공연히 정부를 굴복시키려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현 정권을 독재로 규정하면서 독재 타도를 위한 민중 궐기를 선동하는 듯한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북한의 핵 개발 박차와 도발 위협으로 갈수록 안보 위기는 커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대한민국의 미래가 걱정스러울 지경이다.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다시 20%로 주저앉았고, 민주당보다 배 이상 높았던 집권 여당의 지지도가 민주당에 뒤지는 역전현상이 나타나는 데도 여권의 대응은 무기력하다. 한나라당은 내부 파벌싸움에 발목이 잡혀 변변한 혁신안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앞날도 걱정이지만 당장 이런 민심 이반을 방치한 채 국정을 그대로 끌고나간다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이다.

이 대통령이 난국 타개를 위한 카드로 무엇을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갈래의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여권에서 주장하고 있는 개각과 청와대 수석진의 교체를 포함한 화합형 국정쇄신책을 거론하는가 하면, 권력 분산과 행정구역 및 선거구제 개편을 위한 개헌 제의일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어떤 특정한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국정기조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도 작금의 위기 상황을 타개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수용할 것은 과감히 수용하고 바꿀 것은 과감히 바꾸는 쪽으로 국정운영의 방식을 획기적으로 전환할 필요는 있다. 이 대통령은 국면 전환용 쇄신은 안 하겠다고 거듭 말했지만 국정 수행에서 국면 전환 자체도 매우 중요한 통치 행위임을 잊어선 안 된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대로 변화를 바라는 다양한 목소리들을 잘 녹여내서 국가 발전과 정치 발전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내놓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