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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오쯔양 회고록 007 집필

Posted May. 18, 2009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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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오쯔양()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회고록 국가의 죄수가 가택연금 상태에서 녹음한 육성 테이프를 기초로 집필돼 어떻게 녹음, 보관, 반출했는지가 관심사다. 그는 사실상 24시간 감시를 받았으며 테이프는 60분 분량의 30개에 이른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회고록의 영문판 서문과 출판 과정에 참가한 믿을 만한 사람들의 말을 인용해 그 내막을 소개했다.

자오의 테이프를 몰래 반출한 사람 중 한 명으로 하버드비즈니스리뷰의 편집장을 맡고 있는 아디 이그나티우스는 영문판 서문에서 가족들도 모르게 몰래 녹음하고 녹음한 테이프를 서재나 거실에 널려 있는 손자들의 장난감과 함께 아무렇게나 놓아두었다. 가족들도 테이프의 존재 사실을 몰랐다고 밝혔다. 사용한 테이프도 어린이용 동요와 경극 테이프 등 싸구려인 데다 테이프 겉면에는 연필로 희미하게 자신만이 알 수 있는 번호를 붙였을 뿐 아무런 표시도 없었다. 자오는 테이프를 외부에 반출할 때도 여러 명의 믿을 만한 지인에게 나눠줘 한꺼번에 분실 또는 압수되는 것을 피했다.

2005년 1월 자오 사망 후 테이프를 보관하고 있던 지인들은 테이프들을 한곳에 모아 녹취 번역 편집 등 은밀한 작업을 시작했다. 외부로 전달된 테이프는 원본은 아니며, 원본들은 나중에 그의 서재에 있던 손자들의 장난감 안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고록 출판은 자오의 정치비서인 바오퉁(동)의 아들 부부가 주도했으며 바오퉁은 현재 베이징()에서 밀착 감시를 받고 있다.

한편 자오는 회고록에서 톈안먼() 사태에 대한 계엄령 결정부터 시위대에 대한 발포까지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주요 결정이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불법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톈안먼 사태 보고서 등 공식 문건에 따르면 5월 17일 덩샤오핑()의 자택에서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가 열려 표결로 계엄령 선포가 결정(선포는 5월 20일)됐다고 돼 있지만 그 자리에 참석했던 자오는 공식적인 표결은 없었다고 밝혔다. 자오는 이날 회동 후 시위대에 대한 무력사용 가능성을 염려해 중앙판공청 주임인 원자바오() 현 총리에게 정치국 회의를 소집하도록 지시했으나 소용없는 일이다. 모든 결정은 리펑()과 양상쿤()이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고 주장했다.

14일부터 홍콩에서 판매된 회고록 영문판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유명 서점 체인들은 이달 말 출간되는 중문판 개혁역정()을 구입하도록 권하는 실정이라고 홍콩 언론은 전했다. 중국 언론은 자오의 회고록 출판에 대해 전혀 보도가 없다.



구자룡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