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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대통령 30일 소환

Posted April. 27, 2009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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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구속 기소)에게서 600만 달러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30일 오후 1시 반 소환 조사키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30일 오전 승용차나 버스를 타고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사저를 출발해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 청사에 출두하기로 했다. 노 전 대통령은 VIP 조사를 위해 만들어진 대검 1120호 특별조사실에서 중수부 우병우 1과장 등 검사 2명으로부터 피의자 신문을 받게 된다.

대검 중수부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26일 노 전 대통령 조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조사가 30일 밤 12시를 넘어 5월 1일 새벽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홍 수사기획관은 노 전 대통령의 재소환 여부에 대해 아직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다음 달 초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불구속기소하거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25일 오후 노 전 대통령은 검찰이 보낸 서면진술서에 대한 A4 용지 16장 분량의 답변서를 직접 타이핑해 e메일로 검찰에 제출했다. 노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문재인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답변 내용이 거의 언론에 보도됐던 수준이라고 말했다. 답변서에서 노 전 대통령은 박 회장이 2006년 6월 말 정상문 전 대통령총무비서관(구속)을 통해 전달했다고 진술한 100만 달러에 대해 얼마 전에 아내(권양숙 여사)가 빌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회장이 2008년 2월 말 노 전 대통령 퇴임 직전 송금한 500만 달러에 관해 퇴임 직후 조카사위에게 투자한 돈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은 100만 달러와 500만 달러 모두 베트남의 화력발전소 건설 수주 등의 사업에 도움을 준 대가로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의 지시 내지 요청에 따라 노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돈으로 보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답변서 16장 중 11장에 사건 쟁점 질의 항목 20여 개에 대한 답변을, 5장에는 피의자의 권리를 강조하고 요구하는 내용을 적었다.

한편 검찰은 박 회장에게서 국세청의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거액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이 2007년 대선 직전 회사 주식을 팔아 마련한 돈의 용처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지성 vers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