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어제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박연차 사건과 관련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검찰 조사에 응할 뜻을 밝혔다. 조카사위 계좌로 들어간 박 씨의 돈 500만 달러(작년 2월 당시 50억원)와 정상문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에 대한 수사가 자신에게로 바짝 조여 오자 사과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정 전 비서관이 박 씨로부터 받은 돈은 부인 권양숙 여사가 빚을 갚기 위해 부탁한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이로써 전임 대통령 부부가 함께 검찰에 소환되는 전례 없는 사태가 벌어지게 됐다.
노 전 대통령은 정 전 비서관이 수억 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 그 혐의는 정 비서관의 것이 아닌 저희들의 것이고, 저의 집(권 여사 지칭)에서 부탁해 받아 사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더 상세한 이야기는 검찰 조사에 응해 진술하고 응분의 법적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 씨가 남편이 대통령 재임 중에 돈을 받았다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있다. 단순히 빌렸더라도 차용증을 써줬는지, 어떤 용도로 빌렸으며, 이자는 정기적으로 지불했는지 따져봐야 할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조카사위가 받은 500만 달러는 퇴임 후에 알았고, 자신과 무관한 투자였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이유는 호의적인 동기가 개입한 것으로 보였으며, 성격상 투자이고, 저의 직무가 끝난 후의 일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500만 달러 문제는 무엇보다 실제 주인이 누구냐가 중요하다. 이런 거액을 박 씨가 노 전 대통령과 상관없이 조카사위에게 호의적으로 보냈다고 보기는 선뜻 믿기 어렵다. 노 대통령이 재임 중이었다면 포괄적 뇌물죄에 해당할 수도 있다. 더욱이 퇴임 후라 하더라도 대통령의 특혜를 받은 기업인이 조카사위에게 호의적 동기에서 거액을 주는 것을 알고도 그냥 놔두었다면 윤리적으로 비난받을 소지가 크다.
특히 박 씨는 노 씨의 퇴임 전인 2007년 8월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정상문 비서관과 만났을 때 노 대통령에게 주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박 씨는 당시 어떤 형식으로든 그 뜻을 노 씨에게 전했을 가능성이 있다.
노 전 대통령은 퇴임 직후인 작년 3월 차용증을 써주고 박 씨에게서 15억원을 빌렸다. 차용증 거래도 순수하게 빌린 돈인지 따져봐야 할 대목이 많다. 도덕정치를 부르짖은 노 전 대통령 본인과 형 아내 측근들이 줄줄이 사법처리를 기다리는 모습을 바라보는 국민은 착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