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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미국인, 장관 2명 배출 대약진

Posted March. 03, 2009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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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1

주로 가게를 임차해서 장사하는 한국계 이민자들과 달리 중국인들은 여러 명이 돈을 모아 가게를 삽니다. 그러니 미국의 곳곳이 차이나타운화되는 거지요.(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 센터 김동석 소장)

1일 미국 뉴욕 시 퀸스 구 플러싱.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인들이 상권을 장악한 대표적 지역으로 꼽혔던 동네다. 그러나 중심지 어디를 둘러봐도 한글 간판은 눈에 띄지 않는다. 대부분 중국어와 영어가 함께 쓰인 중국계 가게다. 이 지역 시의원도 중국계다.

#장면 2

미국 매사추세츠 주 디어필드 고교. 보스턴에서 차로 2시간 거리의 전원 풍경 속에 있는 이 학교는 미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명문 사립기숙학교(보딩스쿨)다. 학비가 1년에 4만 달러 이상 들지만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중학생들이 치열한 입학 경쟁을 벌인다.

설 연휴인 1월 27일 이 학교 입학처 앞에 중국인 중학생과 학부모 20여 명을 태운 관광버스가 들어섰다. 미국 동북부 명문 보딩스쿨들을 탐방하는 중국인 관광단이다.

이들은 입학처의 중국계 직원으로부터 입학사정 절차 등을 자세히 들은 뒤 교내 곳곳을 둘러봤다. 미국 차세대 지도자 양성소로 불리는 매사추세츠, 코네티컷 주의 명문 사립학교엔 중국계 유학생들의 지원이 급증하고 있다.

미국 내 중국계가 약진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주 개리 라크 전 워싱턴주지사를 상무장관에 지명함으로써 스티븐 추 에너지장관에 이어 중국계가 2명이나 내각에 포진하게 됐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도 대만출신 여성 이민자인 일레인 차오 씨가 8년간 노동장관으로 재직했다.

중국계의 약진은 교육 현장에서도 확인된다.

동아일보는 텍사스대 이길식 교수의 도움을 받아 2007년도 내셔널 메릿 스칼라십 선발자 명단을 입수해 출신 국적을 추정해봤다.

내셔널 메릿 스칼라십은 일종의 전국학력평가로 고교 2년 때 PSAT란 시험을 쳐서 뽑는데 2007년엔 응시자 150만 명 가운데 1만6000명가량이 우수학생으로 선발되었다.

이 중 텍사스 주 플라노 시 공립학교 3곳에서 뽑힌 총 115명의 우수학생을 성()씨로 분류해보니 중국계로 추정되는 학생이 3040여 명이었다. 한국계로 보이는 성씨는 3명에 불과했다.

이 교수는 예전엔 공부에 관한 한 한국계 학생들이 최고 그룹으로 통했지만 갈수록 그 자리를 중국계 학생들이 넘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인 밀집지역인 캘리포니아 주 오렌지카운티의 7학년(중학 1학년)을 대상으로 실시된 2007년 전국평가시험(CAT/6)에서도 중국계의 평균 성적은 영어 85점, 수학 90점으로 한국계 평균(영어 77점, 수학 85점)보다 높았다.

유학생 수에선 한국 출신이 1위지만 주요 명문대엔 중국계 재학생이 한국계보다 훨씬 많은 곳이 허다하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1980년대 중후반부터 중국계 이민이 급증한 현상의 산물로 본다.

현재 중국계 이민자는 353만 명으로 미국 인구의 1.2%다. 한국계는 155만 명으로 0.5%다.

중국계는 늘어나는 수와 경제력을 바탕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급속히 키워가고 있다.

김동석 소장은 중국계 미국인들의 특징은 모국을 잊어버려라로 요약된다며 과거 유대인들이 그러했듯 중소상인들의 소액 다수 정치 모금도 활성화돼 있다고 말했다.



이기홍 신치영 sechepa@donga.com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