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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건평씨 78만주 차명보유

Posted December. 04, 2008 07:45,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용석)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가 태광실업이 대주주인 리얼아이디테크놀러지(옛 패스21) 주식 78만 주를 차명으로 사들여 보유한 사실을 파악하고, 주식 매입 경위 등을 수사 중인 것으로 3일 확인됐다.

검찰은 노 씨가 실소유주인 정원토건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2003년 12월 정원토건이 태광실업 계열사인 정산개발로부터 수주한 정산골프장 진입로 공사 대금 32억6000여만 원 중 10억 원가량이 리얼아이디 주식을 매입하는 데 쓰인 사실을 파악했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은 2004년 3월 리얼아이디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76억 원을 투자했으며 노 씨도 같은 시점에 친구 김모, 강모 씨 등의 명의로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검찰은 노 씨가 박 회장에게서 리얼아이디와 관련된 미공개 정보를 전해 듣고 투자에 함께 참여했는지와 회사돈을 임의로 빼돌려 사용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또한 검찰은 노 씨가 차명으로 주식을 보유하고도 공시하지 않은 것이 확인되면 증권거래법상 공시의무위반 및 양도소득세 포탈 등의 혐의로 형사 처벌할 방침이다.

리얼아이디는 지문인식기술을 개발한 업체인 패스21의 후신이다. 패스21 소유주였던 윤태식 씨가 수지 김을 살해한 혐의로 2001년 구속된 뒤 경영권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면서 리얼아이디로 회사명이 바뀌었다.

박 회장을 비롯한 태광실업 측은 2004년 3월 리얼아이디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경영권을 확보했으며, 박 회장의 측근인 정승영 전 휴켐스 사장이 올해 310월 리얼아이디 대표이사를 지냈다.

검찰은 태광실업이 2004년 5월 리얼아이디에 30억 원 규모의 통합보안시스템 구축 사업을 맡기는 등 사업을 밀어준 것을 비롯해 지난해 모 시중은행 등과 함께 이 회사의 유상증자에 대규모로 참여한 과정도 확인하고 있다.

또 검찰은 박 회장이 2006년 1월 정대근(수감 중) 전 농협중앙회장에게 건넨 20억 원을 휴켐스 인수와 관련한 로비 자금으로 보고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하고 있다.

최재경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은 정상적인 거래일 수도 있지만 로비자금일 수도 있고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데 따른 이익 배분일 수도 있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세종캐피탈의 옛 세종증권 매각 로비와 관련해 정 전 회장이 받은 50억 원의 뇌물 용처도 계속 확인하고 있다.

최 수사기획관은 (50억 원 중 일부의 흐름이 정 전 회장이 아닌 다른 곳으로) 조금 찢어진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해 세종증권 매각 로비 과정에서 제3의 인물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검찰은 최근까지 50억 원의 흐름에 대해 (모두 정 전 회장이 관리하는) 범위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말해 왔다.

한편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노 씨는 4일 오전 10시 반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



정원수 윤희각 needjung@donga.com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