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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국회의원 보좌관

Posted November. 01, 200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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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한 명에 딸린 보좌진은 모두 6명이다. 4급이 2명이고 5급, 6급, 7급, 9급이 1명씩이다. 통상 4급을 보좌관이라고 부른다. 한 명은 정무보좌관, 다른 한 명은 정책보좌관이다. 의원 각자가 사적 인연 또는 인터넷 공모를 통해 뽑거나 소속 당의 추천을 받아 선발하기도 한다. 낙선 의원에게서 인계받는 경우도 있다. 아내나 자녀를 보좌관으로 채용한 사례도 예전엔 더러 있었다. 의원 1인당 보좌진 인건비만도 매달 최소 2300만 원 정도 된다. 의원의 의정활동을 돕기 위해 국가가 혈세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의원들이 지금의 보좌진만으론 성에 안 차는 모양이다. 한나라당 김재경 의원의 대표발의로 4급 보좌관의 직급을 3급으로 올리고, 8급 비서 한 명을 추가로 뽑으려고 관련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국회를 담당하는 각 부처 실무자가 대부분 3급이기 때문에 그 카운터파트로서 격을 맞추고 정책 지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핑계도 가관이지만 경제위기 상황에서 고통 분담에 솔선수범해야 할 국회의원들이 눈치도, 염치도 없어 보인다.

그만한 보좌진이 필요한지부터 의문이다. 의원들은 그동안 틈만 나면 보좌진을 늘리고 직급을 높여왔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니 누가 마다하겠는가. 보좌진 외에 인턴 직원도 2명까지 국가 지원으로 채용하고 있다. 거기에다 국회는 작년 입법조사처라는 별도 조직을 만들어 의원들의 입법 활동을 돕는다. 그런데도 계속 보좌진 타령이다. 보좌진이 부족해 의정활동이 이 모양이고, 보좌진을 보강하면 갑자기 선진국회라도 된단 말인가.

보좌관 공모를 하면 경쟁률이 100 대 1이나 되고, 석박사급도 수두룩하다. 인기 직종이라는 얘기다. 일 부담은 적은 반면 여러 면에서 대우가 좋기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다른 나라와 달리 별정직 공무원 신분인 데다 잘하면 정계 진출도 가능하다. 미국 국회의원들은 총액으로 의정활동비를 지급받고 그 범위 안에서 각자 사설() 보좌진을 채용한다. 우리도 보좌진 보강보다는 오히려 제도변화를 생각해봐야 하는 게 아닐까. 의원들은 손 안 대고 코 풀 생각은 하지 말고 스스로 의정활동을 업그레이드할 실력부터 닦을 일이다.

이 진 녕 논설위원 jinn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