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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과 태극기 둘로 쪼개진 6•10

Posted June. 11, 2008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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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민주항쟁 21주년 기념일인 10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진보 진영의 촛불 집회와 촛불 시위에 반대하고 한미 FTA의 조속한 비준을 촉구하는 보수 진영의 행사가 잇따라 열렸다

촛불과 태극기를 앞세운 양 진영이 같은 장소에서 행사를 가지면서 양측 참가자들 간에 한때 고성과 몸싸움이 벌어졌으나 우려했던 큰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7시부터 15만여 명(경찰 추산)이 모인 가운데 촛불집회를 가졌다.

집회를 마친 뒤 참가자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와 대운하 백지화 이명박 정권 퇴진 등의 구호를 외치며 도심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날 부산, 인천, 대전, 울산 등 전국 79개 시군에서도 모두 5만여 명(경찰 추산)이 참가한 가운데 촛불 시위가 벌어졌다.

서울 도심에서 10만 명 넘게 모인 대규모 시위는 2004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을 규탄한 촛불시위 이후 처음이다.

이에 앞서 뉴라이트전국연합과 국민행동본부 등 보수 시민단체들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광장에서 5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법질서 수호FTA 비준 촉구 국민대회(국민대회)를 열었다. 대회를 마친 뒤에는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철야 구국기도회도 개최했다.

보수 단체들은 촛불 집회가 단순히 광우병에 대한 우려가 아니라 반미 감정을 조장하고 반FTA, 반정부 투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을 막기 위해 나섰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9시 전국에 갑호비상을 발령하고 서울광장 주변에 221개 중대(약 2만 여명) 등 292개 중대 3만여 명의 전의경을 전국 집회 현장에 배치했다.

경찰은 또 시위대의 청와대 행진을 막기 위해 이날 오전부터 서울 종로구 세종로 사거리와 적선사거리 등의 차도를 컨테이너로 막고 물대포를 현장에 배치했다.



김기현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