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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외교관 파견 주재관 해외공관은 개혁 무풍지대

정식 외교관 파견 주재관 해외공관은 개혁 무풍지대

Posted May. 24, 2008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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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일이 있는 곳에 사람을 보낸다기보다는, 좋은 자리를 뺏기지 않고 인사 숨통을 틔우는 데 치중하다 보니 제도 운용에 탄력성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해외주재관 근무를 마치고 최근 귀국한 A 씨)

미국 워싱턴에는 한국 정부 소속 공무원이 100명(지원요원 제외) 넘게 근무한다. 하지만 이들 중 외교통상부 소속 외교관은 27명(대사 제외)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정부 각 부처에서 보낸 국장과장급 해외주재관(직무파견 형식 2명을 포함해 총 27명) 국방부 무관(16명) 국가정보원 소속 요원 옛 재정경제부, 기획예산처 등에서 보낸 국제기구 파견 직원 등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식 외교관보다 다른 부처 주재관이 더 많은 것은 한국 공관만의 독특한 현상 같다(전직 미 국무부 간부)는 얘기마저 나온다.

이명박 정부가 작은 정부를 지향하면서 15개 부() 체제로 조직을 줄인 지 3개월가량 지났지만 해외 공관은 무풍지대로 남아 있다.

23일 현재 주미대사관엔 국방부와 국정원을 제외하고도 20개 부처와 국회, 대법원 등 총 22개 기관 소속 주재관이 근무하고 있다.

선진국 공관에 간부급 자리를 늘리려는 각 부처의 로비와 압력은 1990년대 초부터 계속돼 왔다. 특히 노무현 정부 출범 초기인 2003년 206명에서 말기엔 265명으로 늘어 가장 큰 폭의 증가를 보였다.

물론 상당수 주재관은 고도의 전문성을 갖고 외교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무조건 줄이는 게 능사가 아니다. 옥석을 가려 더 필요한 곳은 과감히 늘려야 한다는 게 외교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본보는 최근 전현직 해외 주재관 6명과 주재관 감독 경험을 가진 전직 외교부 간부 2명에게 (응답자의 소속 부처를 제외한 기관 중) 정말 주재관이 필요한 분야는 어디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 결과 농림, 산업자원, 법무 분야 등이 필요한 업무로 가장 많이 꼽혔다. 또 자유무역협정(FTA) 시대를 상정하면 노동, 보건복지, 통신, 특허, 식품위생 등도 주재관 업무가 폭증할 분야로 예상됐다.

그러나 매주 초 대사 주재 회의 때 주재관들도 업무 보고를 하는데, 솔직히 그쪽 분야에 어떤 일거리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거론된 부처도 10곳 이상에 달했다.



이기홍 하태원 sechepa@donga.com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