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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재난 대응 선전만 요란했다

Posted May. 21, 2008 07:29,   

지진해일, 화재, 집중호우 등 각종 대형 재난사고 이후 정부가 수습 방안으로 내놓은 첨단 정보기술(IT) 재난재해 대응시스템이 허술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는 2000년대 들어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강원 고성군 산불 등 대형 재난재해가 발생하자 대응 방안으로 IT를 활용해 재난정보를 조기에 수집, 공유, 전파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구축 및 운영 수준은 국민적 관심이 몰릴 때 내놓은 반짝 대책에도 훨씬 못 미칠 정도로 허술한 것으로 드러나 용두사미식 재난관리 행정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사고 발생 시 반짝, 몇 년 뒤엔 구멍 술술

정부는 2004년 12월 남아시아 지진해일(쓰나미)과 2005년 4월 강원 고성군 산불 발생 등으로 신속한 대피 등 체계적인 재난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휴대전화를 이용한 재난 문자방송 서비스(CBS) 구축에 들어가 2006년 12월 완료했다.

재난 문자방송 서비스는 도입 초기 전체 휴대전화 가입자의 약 80%까지 수신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수신율이 46%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 사이 가입자가 1000만 명 이상으로 늘어난 3세대(3GWCDMA) 휴대전화 가입자가 재난 문자방송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소방방재청은 이동통신 업체와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지만 해외 휴대전화 제조사 등의 협조를 구하기 어려워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정부는 2002년 8월 태풍 루사, 2003년 2월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당시 구조에 투입되는 소방, 경찰, 구호기관들이 각기 다른 무선망을 사용하기 때문에 지휘통제가 이뤄지지 않는다며 이들의 무선망을 통합하는 재난 통합지휘 무선통합망 구축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올해 초 감사원으로부터 예산이 과다 투입되는 등 사업 추진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2004년 3월 대전 폭설로 도로가 마비되는 큰 혼란이 벌어졌을 때도 폭설 정보 등을 공유하기 위한 범정부 재난관리 네트워크 구축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 사업은 현재 당초 목표 수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규모로 축소됐다.

정부 당국자는 당초 71개 기관의 참여를 기대했지만 사업 추진과정에서 34곳으로 줄었다며 참여 기관들이 이런저런 이유를 들며 정보 제공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초 숭례문 화재 사고 이후 정부가 내놓은 첨단 화재 진압 시스템에 대해서도 예산부족 등 현실성이 없어 용두사미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선진국들의 IT 활용 재난 대응체계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은 IT를 활용한 재난 대응체계를 몇 년째 확충하고 있다.

한국정보사회진흥원에 따르면 미국은 재난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금융 통신 전력 분야 전문기관들이 참여하는 정보공유분석센터(ISAC)를 구축해 활용하고 있다.

2005년 대형 지하철 테러를 경험한 영국은 이듬해인 2006년 지하철과 경찰을 연계하는 무선통합망을 구축했다. 유럽연합도 전염병에 대비하는 조기경고대응시스템(EWRS) 의료정보시스템(MedIsys)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재은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도 지진 등 다양한 재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재난별로 특성화한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관기관이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용석 김지현 nex@donga.com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