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May. 16, 2008 08:57,
작년 7월 공공부문과 대기업에 비정규직 보호법이 적용된 뒤 비정규직 근로자의 대량해고 사태가 불거졌다. 4월의 비정규직(임시직 및 일용직) 근로자는 1년 전에 비해 14만9000명 감소했다. 일부는 정규직으로 전환됐지만 상당수는 아예 일자리를 잃은 것이다. 비정규직들은 보호법이 아니라 해고법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천영세 민주노동당 대표는 지난주 국회연설에서 참여정부가 비정규직 보호법을 만들어 비정규직 850만 명을 양산해놓았다고 비판했다.
7월1일부터 종업원 100299명인 중소중견기업에 비정규직법이 적용되면 그 충격이 어떻게 나타날지 불안하다. 중소기업들은 인력난을 겪으면서도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붙잡아둘 여력이 많지 한다. 경기부진 속에 인건비 부담을 늘리거나 해고 과정의 마찰로 조업불안을 겪어야할 판이다.
대기업은 그나마 인건비 추가부담 능력이 있고, 정규직 노조도 비정규직을 위해 일부 양보할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충격을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경영사정이 훨씬 나쁘다. 작년 말 노동연구원이 중소기업들의 비정규직법 대응계획을 물었더니 37%가 정규직 전환을 꼽긴 했지만 계약해지(18%), 외주(10%), 사내하청(7%)이 적지 않았다. 내년 7월 이 법이 적용되는 종업원 100인 미만 중소기업 중 영세기업은 비정규직을 해고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
노무현 정부는 노사가 다 싫어하는 비정규직법을 무리하게 시행해놓고 넉달만에야 노사정()토론회를 열고 그 뒤에 실태조사에 나섰다. 노 정부 내내 경제현실을 무시한 설익은 정의감으로 일을 그르친 여러 사례 중의 하나일 뿐일지라도 이명박 정부로서는 비정규직 문제를 잘 풀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정부가 이 제도의 확대 시행을 코앞에 두고 지금처럼 계속 손놓고 있으면 작년과 같은 비정규직 대량해고 사태를 피하기 어렵다. 정부는 시행을 늦추더라도 현장을 찾아가 기업과 비정규직의 고충을 충실히 들어 부작용을 줄여야 한다. 노동부문의 경쟁력을 높이고 일자리를 늘리는 과제를 이루려면 무리한 비정규직법부터 손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