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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과 다르군 WP회장 노는 No라고 즉답

Posted April. 19, 2008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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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워싱턴 백악관의 공식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인터뷰한 도널드 그레이엄(63) 워싱턴포스트 회장은 한국에 특별한 애정을 가진 언론인으로 꼽힌다.

그는 베트남전쟁이 한창이던 1967년 자원입대해 공보장교 겸 군보() 기자로 한국 맹호부대의 활약상을 취재했다. 아버지 필립 그레이엄 씨는 더글러스 맥아더 유엔군 사령관의 부관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 어머니 캐서린 그레이엄 씨는 워싱턴포스트 발행인을 지내며 이승만 대통령 이래 거의 모든 한국 대통령을 개인적으로 만났다.

청와대 측은 그레이엄 회장이 가벼운 인사말을 한 뒤 인터뷰팀 8명을 소개하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그는 시작부터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인터뷰를 주도했다. 이날 회견에서 그레이엄 회장은 이 대통령으로부터 서울과 평양에 연락사무소 설치를 북한에 제의하겠다는 특종도 이끌어 냈다.

그는 또 경제 전문가로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에 대한 해법을 충고해 달라는 예상 밖의 질문을 던졌다. 이 대통령은 이에 반색하며 더욱 활기찬 음성으로 답변했다.

그레이엄 회장은 마지막 질문으로 전임자인 노무현 대통령에게도 임기 첫해에 물었던 질문인데, 임기 중에 한반도 통일을 향한 의미 있는 진전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 대통령은 내가 진전을 기대한다고 하면 북한이 나를 오해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직접적인 언급은 삼가겠지만 한국인에게 있어 통일은 당위이며 언제가 올 통일에 대비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그레이엄 회장은 전임자는 한마디로 노라고 답했었다며 그것이 변화라는 뼈 있는 말을 남겼다. 배석했던 한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의 즉답 스타일에 비해 이 대통령이 매우 신중하게 발언한 것을 두고 이런 평가를 한 것 같다고 전했다.



하태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