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또 거침없이 발언 쏟아낸 강만수 재정장관

또 거침없이 발언 쏟아낸 강만수 재정장관

Posted April. 17, 2008 04:48,   

ENGLISH

환율에 대해 언론이 비판을 많이 했지만 (외환시장에 정부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소신에 변함이 없다.

물가 걱정들 하는데 일자리가 없어지는 상황에서 물가 안정 추구해야 하나.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인위적 경기부양이라고 하는데 국채 발행하는 것도 아니고 남은 돈(세계잉여금) 쓰겠다는데 무슨 문제인가.

지난달 말 금융위원회의 대통령 업무보고 자리에서의 메가 뱅크 논란 이후 보름 동안 노 코멘트로 일관하던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또다시 입을 열었다.

강 장관은 15일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거침없이 소신을 밝혔다. 재정부 간부들은 강 장관이 또 문제 발언을 하지 않을까 가슴 졸이며 질의응답 시간을 끝내려 했다. 하지만 강 장관은 마음껏 질문해보라며 재정부 간부들의 제동을 뿌리쳤다. 브리핑룸에서 열린 1시간 20여 분 동안의 정식 간담회도 모자라 강 장관은 기자실을 찾아와 20여 분간 못 다한 말을 더 풀어 놓았다.

은행들 사기세력 발언에 발끈

환율주권론자인 강 장관은 그동안 외환시장에서의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해 왔다.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강 장관이 물가 상승을 무시하고 경상수지와 경제성장만을 생각하며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추긴다고 비판해 왔다.

강 장관은 15일 기자간담회에서도 환율 상승이 수출에 큰 효과를 주지 못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에게 환율 하락은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고 반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상수지 관리가 거시정책의 최우선 목표라고 말해 외환시장에 환율 상승을 계속 용인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16일 조찬세미나에서는 (은행이) 잘 모르는 중소기업에 환율이 더 떨어질 거다며 환율 헤징을 권유해서 수수료를 받아먹는다며 투기세력보다 더 나쁜 세력은 지식을 악용해서 선량한 시장 참가자를 오도하고 그걸 통해서 돈을 버는 사기세력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강 장관의 사기세력 발언이 전해지자 시중 은행들은 당시 외환시장에서는 조선업체의 수주 호조 등으로 원화 강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며 환 위험을 회피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것은 은행의 고유 업무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강 장관의 소신 발언에 외환시장은 또다시 즉각 반응했다. 원-달러 환율은 16일 전날보다 6.10 원급등한 993.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조선업체의 대규모 수주 소식, 환율 급등에 따른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등으로 종가는 전날보다 2.60원 오른 989.50원이었다.

한나라 반대에도 추경 편성해야

일각에서는 추경 편성에 대해 인위적인 경기부양으로 물가 불안 등 경제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지적하지만 강 장관은 단호했다.

우리가 없는 돈 인위적으로 만들어 하겠다는 게 아니지 않느냐. 정부가 15조 원씩 남기며 민간부문 위축시키는 게 정상적이냐. 그러면 정부가 내년에도 20조 원, 30조 원 남게 경제 운용하는 데 찬성한다는 말이냐. 한나라당과의 갈등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 의장은 대통령은 추경이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며 국회로서는 추경보다는 감세로 경기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이다며 추경 편성에 반대하고 있다.

물가보다 일자리와 성장 중시

한동안 물가냐, 성장이냐 논란이 증폭됐지만 강 장관은 물가보다는 역시 일자리를 통한 성장이 우선이라는 견해를 뚜렷하게 제시했다. 지금 물가가 오르는 것은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코스트 푸시라며 어느 정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가를 안정시키다가 직장을 잃는 게 좋으냐, 물가 올라서 쓸 돈은 좀 줄겠지만 일자리를 지키는 게 좋으냐 선택의 문제다.

법인세를 내리면 대기업만 덕을 본다며 법인세 인하에 반대하는 의견에 대해서는 대기업이 세금을 많이 냈으니 세금을 깎아주고, 세금 낼 수 없는 사람은 사회복지제도로 돕는 게 재정의 기본 논리 아니냐며 TV 토론에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보면 정치적으로 여론이 너무 왜곡돼 있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신치영 이나연 higgledy@donga.com laro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