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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법원 다이애나 사망 음모는 없어

Posted April. 09, 2008 07:06,   

다이애나 전 영국 왕세자비의 사고사에 음모는 개입되지 않았다는 영국 법원의 평결이 사고 발생 이후 11년 만에 나왔다.

영국 런던고등법원 배심원단은 7일 다이애나와 연인 도디 알파예드 씨의 죽음은 두 사람의 운전사와 이 차를 추적하는 파파라치의 운전 과실에서 비롯됐다는 평결을 내렸다고 가디언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11명의 배심원단은 지난 6개월간 650만 파운드(약 126억 원)를 들여 전 해외정보국장, 왕실 집사, 다이애나의 친지와 전 애인 등 278명을 법정에 불러 증언을 청취한 후 이날 9 대 2로 이같이 결론지었다.

배심원단은 평결을 내리기 직전 22시간동안 마지막으로 치열한 토론을 벌였으나 판사가 애초 요구한 만장일치에는 이르지 못하고 다수결로 평결을 채택했다.

이번 평결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인 필립 공을 포함한 영국 왕실과 정보기관이 다이애나를 살해했다는 항간의 음모설을 부인하는 것이다.

다이애나와 알파예드 씨는 1997년 프랑스 파리 리츠호텔에서 메르세데스 승용차를 타고 나간 뒤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탄 파파라치들에게 쫓기다 알마 지하차도에서 13번째 기둥을 들이받고 숨졌다.

배심원단은 사고는 메르세데스와 이를 뒤따르던 파파라치의 고속 질주, 메르세데스 운전사 앙리 폴의 음주 상태에서의 판단 미숙으로 일어났다며 다이애나와 알파예드가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것과 차량이 하필 시멘트 기둥을 들이받은 것도 이들이 사망에 이르게 된 요인이라고 밝혔다.

배심원단은 그간 다이애나의 임신 가능성, 다이애나와 무슬림인 알파예드가 아기를 낳지 못하도록 살해됐다는 주장 등 예민한 문제를 자세히 검토했으나 이를 입증할 만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에 앞서 프랑스와 영국 경찰은 다이애나의 죽음이 음모에 의한 살인이 아닌 비극적인 사고사라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한편 다이애나의 아들인 윌리엄과 해리 왕자는 성명을 통해 배심원단의 판정에 동의한다면서 증거를 철저히 검증해준 데 대해 배심원단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송평인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