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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명박인데 MB폰 터진다

Posted March. 06, 2008 03:05,   

경제를 살리기 위해 대통령이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듣는 채널을 가동하겠다는 뜻이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쓰던 기존의 휴대전화 번호를 기업인들에게 널리 알려 사용할지, 아니면 새로 지급된 휴대전화 번호를 사용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평소에는 수행비서에게 휴대전화를 맡겨 전화를 연결하도록 하고, 업무시간 후에는 자신이 직접 소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 대통령이 대선을 치르면서 기업인이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할 수 있어야 한다. 전화해 달라고 강조한 것을 실천에 옮기는 셈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때부터 지금까지 유달리 휴대전화를 즐겨 사용했다. 대뜸 전화를 걸어 나 이명박인데라며 이야기를 시작하면 처음 전화를 받는 상대방은 당황하기 일쑤다. 경선 때는 차에 타기만 하면 휴대전화부터 찾는 게 일이었다.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서였다.

대통령에 당선된 뒤 각료 인선 과정에서 후보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전화를 받은 한나라당 의원들은 직접 통화가 친밀감을 상당히 높이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청와대에 들어간 후에는 비서관들의 휴대전화 번호가 입력된 별도의 휴대전화를 마련해 수시로 단축번호를 눌러 직접 비서관들과 통화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도 MB폰과 흡사한 전화가 한때 유행했다. 고 오부치 게이조() 전 일본 총리는 재임 시절 일명 오부치폰으로 취임 초기 25%의 지지율을 50%까지 끌어올리며 서민형 정치가로 기록됐다. 오부치폰은 오부치 전 총리가 틈틈이 각계각층 인사에게 깜짝 전화를 걸어 격려를 하면서 생겨난 이름이다. 오부치 전 총리는 비서를 통하지 않고 직접 번호를 눌러 여보세요, 오부치입니다라고 말해 전화받는 사람을 깜짝 놀라게 했다.

오부치폰은 일반 국민에게도 사용됐다. 집안에 경사가 있거나 위로할 일이 생긴 국민에게 오부치 전 총리는 직접 전화를 걸어 격려와 위로를 했다고 한다.



박민혁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