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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빈 손될라

Posted September. 20, 2007 07:51,   

손 전 지사 캠프는 이날 하루 종일 충격 속에 향후 대책을 세우느라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다. 추석 연후 후인 29일 열리는 광주전남 경선(선거인단 24만6518명), 다음 달 6일 전북 경선(20만7494명)에서도 조직력을 앞세운 정 전 의장의 선전이 계속될 경우 손 전 지사의 타격은 가중될 것이라는 것이 당내의 일반적 관측이다.

물론 손 전 지사가 강세일 것으로 예상돼 온 서울경기인천 지역의 선거인단(49만3492명)을 고려할 때 얼마든지 역전이 가능하다는 내부 반론도 없지 않다.

참모들은 또 동원의 힘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보는 여론조사와 모바일 투표에도 희망을 걸고 있다.

캠프 내부에서는 역전 기회는 아직 남아 있지만 이와는 별개로 지금까지의 선거운동 방식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자성론도 일고 있다.

범여권 합류 이후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여론조사 결과에만 기댄 채 안일하게 대응했다는 자성이다. 정책과 노선에 있어서도 손학규만의 색깔이 잘 드러나지 않아 다른 범여권 대선 주자들과 차별성이 없었다는 내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캠프의 한 핵심 관계자는 손 전 지사가 범여권 안에 지지기반이 없다는 점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것이다. 범여권 지지자들에게 손 전 지사가 필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분명히 부각시키면서 존재의 이유를 각인시켜야 했는데 이점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광주를 털고 세계로 나가야 한다는 광주 발언, 한나라당 전력이 도움이 된다는 한나라당 효자론, 김영삼 정부가 첫 민주정부라는 민주정부 1기론 등은 틀린 말은 아니지만 대선에서나 할 수 있는 말이지 호남 중심인 당 경선에서 할 말은 아니었다며 아쉬워했다.

이에 따라 캠프에서는 손 전 지사의 차별성을 부각할 수 있는 노선과 정책을 마련해 이르면 29일 광주전남 경선 전까지, 늦어도 다음 달 6일 전북 경선 전까지 발표할 계획이다.



이진구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