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재(43) 전 비서관과 부산의 건설사주 김상진(41) 씨에 대한 갖가지 의혹을 풀기 위해서는 56년 전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했던 김 씨의 형(44)에 대해서도 검찰이 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 사이에서 형의 역할은?=검찰 관계자는 2일 아직 김상진 씨에 대한 보완수사도 충분하지 않은데 벌써 형을 부르기에는 이르다며 당장 형에 대한 소환계획은 없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그가 정 전 비서관 형과의 친분으로 동생을 정 전 비서관에게 소개한 당사자인 만큼 조사는 불가피할 것 같다.
형제의 관계가 최근 소원해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형은 2005년 연산8동 P아파트 재개발 사업 시행을 맡은 동생의 일건에서 이사로 재직했고, 이 사업의 철거공사에도 참여했다.
또 자신이 관여하고 있는 하늘개발이 부산 부곡동 일건과 같은 건물에 있어 사실상 연산동 아파트 사업의 계열사가 아니었겠냐는 관측이다.
형은 본보와 통화에서 동생이 아파트 사업을 하게 된 경위 등 정확한 추진과정은 아는 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5일새 3개사 사명 변경=지난달 정상곤 전 국세청 국장이 구속된 뒤 김 씨 형제가 실소유주인 기업에는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등기부등본 확인 결과 올 초 고의로 폐업한 한림토건과 주성건설을 제외하고 두 사람이 실소유주인 일건, 스카이씨티, 하늘개발은 지난달 16일20일 사이 유시디, 유시디 인터내셔널, 유시디파크로 각각 회사명을 변경했다. 사실상 같은 계열사로 전환된 셈이다.
회사명을 바꾼 시점도 절묘하다. 김 씨가 지난달 27일 구속적부심에서 풀려나고 지난달 9일 정 국장이 구속되자 얼마 뒤 3개 회사를 유사 상호로 등록한 것. 연산8동 아파트 시공사인 P사와의 도급계약이 10월로 예정돼 있어 재판 이전에 사업을 마무리해 시세차익을 챙기겠다는 김 씨의 생각을 보여준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횡령 금액이 많아 구속사유가 충분할 것으로 예상되자 일단 구속적부심에서 풀려나고 불구속 상태에서 자신이 직접 아파트 재개발 사업을 마무리하려는 계산을 했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김 씨는 자신의 얼굴을 모르는 기자들이 부곡동 사무실로 찾아가자 사장님 지금 안 계시는데요라며 언론을 따돌리고 있으며, 휴대전화와 사무실 전화번호도 없애고 부산 모처에 지내는 곳으로 알려졌다.
형 역시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있다. 형제와 친분이 있는 정 전 비서관은 4일 신라대 국제관계학과에서 2학기의 두 번째 강의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