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23명을 납치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이 한국 정부와의 직접 협상을 요구한 가운데 아프간 부족 원로와 종교지도자들은 24일에도 피랍 한국인의 석방을 위해 탈레반 측과 협상을 계속했다. 그러나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인이 피랍된 가즈니 주 출신 인사들로 구성된 아프간 측 협상단 5명은 이날 피랍 한국인이 억류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카라바그 지역 깊숙이 들어가 탈레반 무장세력과 협상을 계속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알리샤 아마드자이 가즈니 주 경찰총수는 탈레반 측이 요구사항을 바꾸거나 추가하는 등 서로 일치하지 않는 요구들을 하고 있어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제마라이 바샤리 내무부 대변인은 여러 관계당국이 인질들의 석방을 위해 다양한 방법과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자세한 내용은 보안상의 이유를 들어 밝히지 않았다.
일본 교도통신은 24일 탈레반 무장세력과 한국 협상대표단을 중재하는 아프간 정부 측 대표의 말을 인용해 탈레반 측이 한국 정부에 피랍 한국인과 직접 전화통화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조건으로 10만 달러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이 같은 보도에 대해 그런 요구를 전달받은 적이 없다면서도 보도에 유의하면서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무장단체와 지속적인 접촉을 유지하며 해결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을 동원하고 있지만 현 단계에서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다며 탈레반 측이 제시한 시한 이후에도 무장단체와의 접촉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가즈니 주 주민들은 이날 피랍 한국인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하는 가두시위를 벌였다. 일부 주민은 한국인 석방을 촉구하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들고 나와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가즈니 주 경찰 부총수인 모하마드 자만 씨는 한국인은 우리의 손님이기 때문에 탈레반이 그들을 석방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AP 텔레비전 뉴스 기자는 시위를 벌이는 주민 100150명을 목격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