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을 채용한 중소기업의 18%만이 비정규직 보호법이 자사()에 적용되는 시기가 오면 비정규직원 모두를 정규직으로 전환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546만 명에 이르는 비정규직의 93.2%가 종업원 300명 미만의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중소기업 비정규 직원 중 상당수가 내년 7월 이후 직장을 잃고 일시에 새로운 일자리를 찾으러 나서야 하는 등 노동시장에 큰 혼란이 예상된다.
본보 취재팀이 내년 7월 1일 이후 비정규직보호법의 적용을 받는 중소기업 100개사를 대상으로 10일부터 12일까지 설문조사를 한 결과 18개사만이 기존 비정규직원 모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답했다.
또 31개사는 10% 미만의 비정규직만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고 1019% 전환 3개사 2029% 전환 4개사 3039% 전환 4개사 40% 이상 100% 미만 전환 20개사 미정 및 무응답 20개사였다.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는 직무를 어떻게 바꿀 것이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46개사가 2년마다 새로운 비정규직으로 교체라고 응답했고 16개사는 비정규직을 없애고 외주 용역화하겠다고 답했다.
5개사는 정규직이지만 월급이 낮은 직무급제, 이른바 중규직을 도입하겠다고 했고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회사도 33개사나 됐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이랜드 사태와 같은 비정규직 전환을 둘러싼 대기업의 노사분쟁은 앞으로 다가올 중소기업의 혼란에 비해서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전문가들의 우려를 뒷받침하는 것이다.
비정규직 전환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서는 37개사가 비정규직의 단순한 업무 성격 때문, 30개사가 비용 때문이라고 답했다.
봉제가공업체 A사의 하모(45) 사장은 대기업은 돈도 많고 정부가 무서워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만 노동집약적 중소업체들은 그렇게 했다가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며 정부와 노동계는 비정규직 보호법이 결과적으로 수많은 비정규직원에게 지금보다 더 열악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현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은수미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정부가 중소기업에 대한 면밀한 실태 파악 없이 비정규직보호법을 밀어붙인 측면이 있다며 현실에 따른 법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비정규직보호법은 2년 이상 한 직장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한 근로자는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정규직과 같거나 비슷한 직무를 수행하는 비정규직이 합당한 이유 없이 임금이나 근로조건에서 차별받을 경우 노동위원회를 통해 시정을 요구해 임금 보상 등 차별시정 명령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이 법은 올해 7월 1일부터는 300명 이상 대기업을 대상으로 시행됐으며 내년 7월 1일부터는 100명 이상 299명 이하의 중소기업, 2009년 9월부터는 100명 미만 5인 이상의 기업으로 각각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