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는 수능 점수를 1점이라도 더 받으려는 경쟁이 사교육을 조장한다고 보고 올해 수능부터 9등급제(1등급 상위 4%, 2등급 7%, 3등급 12% 등)를 도입했지만 대학들은 수험생들의 실력을 제대로 가리기 힘든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동일 등급에서도 표준점수 격차=2007학년도까지는 수능 성적이 영역별 표준점수, 표준점수에 의한 백분위, 등급으로 주어졌으나 2008학년도부터는 표준점수를 기준으로 9등급만으로 주어진다.
2007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같은 등급이라도 최고와 최저 표준점수의 차가 영역에 따라 311점이었다.
언어 1등급의 경우 최고 표준점수는 132점, 최하 표준점수는 127점으로 5점 차가 났다. 자연계 학생이 보는 수리 가의 경우 11점(145134)으로 차가 가장 컸다. 인문계 학생이 보는 수리 나는 1등급에서 3점(140137) 차가 났지만 2, 3등급에서는 8점으로 격차가 벌어졌다.
대학들이 주로 반영하는 언어 수리 외국어 3개 영역을 합산하면 모두 1등급인 수험생의 경우 최고 및 최저 표준점수 차가 최대 20점이나 난다. 모두 2등급이면 최대 14점, 모두 3등급이면 최대 20점이 벌어진다.
중앙학원 김영일 원장은 1등급에서 표준점수 11점 차는 3점짜리 3개 문항가량의 차이라며 올해부터는 표준점수가 없어 대학들이 같은 등급의 엄청난 실력 차를 분별할 수 없어 큰 문제라고 말했다.
표준점수 높아도 등급 점수는 낮은 역전 현상=표준점수를 실제 대입 전형에 반영해 보면 수험생의 등급 조합에 따라 역전 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
언수외 3개 영역에서 모두 1등급을 받았지만 표준점수가 최저인 A학생의 표준점수 합계는 391점 언어, 수리 가에서 1등급 최고 표준점수, 외국어에서 2등급 최고 표준점수를 받은 B 학생의 표준점수 합계는 407점이다.
A학생은 모두 1등급이지만 외국어에서 한 등급이 낮은 B학생보다 표준점수에서는 16점이나 뒤진다.
이들 학생의 등급별 환산 점수를 대학별 전형방식에 따라 계산하면 역전현상은 더 뚜렷해진다.
서울대의 경우 A학생은 등급 점수가 117점(언어 36+수리 가 45+외국어 36)으로 등급 점수 113점(언어 36+수리 가 45+외국어 32)인 B학생보다 4점이나 앞서게 된다. 고려대와 연세대 전형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난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김경범 전문위원은 수능등급제는 점수 차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대학도 어려운 점이 많다며 2008학년도부터는 등급 이외의 자료를 내놓지 않기 때문에 대학이 문제 제기도 할 수도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