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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2035년전간첩사건 재심풍부는 사연은?

[사설] 2035년전간첩사건 재심풍부는 사연은?

Posted February. 02, 2007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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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19721987년 공안 사건 판결 가운데 224 건을 재심 청구 예상 판결로 분류했고, 이 중 63%인 141건이 간첩 사건이라고 한다. 재심()은 유죄 선고를 받은 사람이나 사망자의 유족이 청구하면 개별 재판부가 재심사유에 해당하는지를 따져 재심 개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그러나 대법원이 재심 예상 사건을 분류했다는 자체가 재심 청구를 유도하고, 재판부의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재심 사유를 원판결이 인정한 죄보다 경()한 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 등으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재심 사유의 경직성을 완화하는 특례법을 제정하기 전에는 재심 대상을 대폭 확대하기는 어렵다고 봐야 한다. 사법부 일각에서는 명백한 증거를 폭넓게 해석해 재심의 문호를 확대할 수 있다는 관점도 있다. 그러나 형사소송법이 3심을 거쳐 확정된 사건의 재심 절차를 까다롭게 해 극히 예외적인 사건만 재심을 허용하도록 한 것은 법적 안정성이라는 중요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다.

인민혁명당 재건위 사건처럼 고문에 의한 허위자백을 유일한 증거로 억울한 판결이 내려졌다면 재심을 통해 누명을 벗겨주어야 옳다. 그러나 재심은 사안별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시일이 오래 흘러 인적 물적 증거가 멸실()된 시점에서 진실을 재()규명하기 어려운 사건도 많다. 간첩 사건의 경우 당시 법률 해석에 영향을 미치는 국가 안보상황이나 사회적 배경이 지금과는 다르다. 북한이 간첩을 지속적으로 내려 보냈던 시점에서 그 시대의 기준에 따라 기소하고 재판한 것을 지금 관점에서 일률적으로 다시 판단하자면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국회에서 형사소송법 재심 규정의 개정에 관해 합의도 이루어지지 않은 마당에 사법부가 정치권력과 일부 진보 좌파가 주도하는 과거사 외풍()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 재심 결정은 개별 재판부가 판단해야 할 사안이다. 사법부에 재심풍이 불면 법관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사법부가 독립불기()의 자세를 견지하지 못하고 과거사 들추기 시류()를 타는 것도 엄밀한 의미에서 사법의 독립과 상충된다. 사법부는 외풍에 흔들림 없이 법과 양심에 따라 뚜벅뚜벅 걸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