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길이 옳다고 생각하는 세력은 한나라당으로 집결하면 된다.(김근태 당의장)
토론이 안 되는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더 참여하지 않겠다.(강봉균 정책위의장)
열린우리당 통합신당파의 내부 노선 투쟁이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새로 만들어야 할 통합신당의 정책 노선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김 의장과 강 정책위의장은 5일 상대에 대해 수구냉전 세력이다 말이 안 통한다는 등의 용어를 써가며 비난전을 벌였다.
두 사람은 열린우리당 해산과 통합신당 추진이라는 당의 진로에는 의견이 같지만, 재야 운동권 출신인 김 의장이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와 대북 포용정책 유지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관료 출신인 강 의장은 그런 정책 때문에 중산층 지지를 잃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4일 강 정책위의장이 김 의장을 좌파로 지칭한 데 대해 김 의장은 5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상황이 어렵다고 짝퉁 한나라당을 만들면 역사의 웃음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새로 만들어질 통합신당이 현재 열린우리당 이념과 정책 노선을 그대로 가져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당내 중도성향 의원들을 짝퉁 한나라당원으로 평가 절하한 것이다.
김 의장은 대한민국의 수구냉전 정당은 한나라당 하나면 충분하다며 남북 대결과 특권 경쟁의 길은 한나라당이 잘 대변하고 있으며, 그 길이 옳다고 생각하는 세력은 한나라당으로 집결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 의장과 가까운 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은 강 의장에게 당원들에 대한 사과와 당직 사퇴를 요구했다.
그러나 강 의장은 앞으로 비대위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 김 의장은 당 대표를 하지 말고 대선후보로 나서는 편이 낫다며 김 의장의 2선 퇴진을 거듭 주장했다.
강 의장은 김 의장이 수구냉전 세력은 한나라당으로 가라는데 나는 수구냉전 세력이 아니다며 지역당이 아닌 정책 정당으로서 통합신당의 정책들을 논의하다 보면 한나라당과 같은 주장도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당내 중도성향 의원들로부터 김 의장과 함께 2선으로 물러나라는 요구를 받은 정동영 전 의장은 이날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누구는 되고 안 되고를 재단할 권리를 부여받은 사람은 없다며 2선 퇴진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정 전 의장은 나는 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의 한계와 실패에 대해 무한 책임을 가진 사람이라며 범여권의 통합을 위해서는 당내부터 가닥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