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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금이 한미동맹의 존재이유를 확인할 때다

[사설] 지금이 한미동맹의 존재이유를 확인할 때다

Posted October. 11, 2006 06:49,   

북한의 핵실험은 한미동맹이 대한민국의 생존과 발전에 얼마나 중요한 지를 되새기게 한다. 전후() 미국이 지원한 국가 중 가장 성공한 나라가 한국이다. 최단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어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의 우월성을 세계에 실증()해 보인 나라가 지금 북의 핵 인질이 될 처지에 놓여있다.

존 볼튼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어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한국과 일본에 대한 북한의 공격을 미 본토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맹국으로서 당연한 이런 언명()이 반갑게 들리는 것은 한미관계가 그만큼 훼손됐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은 북의 핵실험이 한국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한() 안보공약부터 철저히 준수해야 마땅하다. 재래식 군비()만으로 북핵과 맞서야 할 우리로선 미국의 핵우산에 사활()을 걸게 됐다.

한미 정부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이양) 방침부터 철회해야 한다. 리처드 롤리스 미 국방부 동아태담당 부차관보는 북의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전시작전권 이양 방침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단언할 일이 아니다. 미국의 전술핵을 한반도에 재배치할 필요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어제 새로운 상황에서 어떤 변화가 있는지 연구해보겠다고 했지만 그런 식으로 에둘러 갈 일이 아니다. 미국의 확고한 안보공약 준수를 먼저 요청해야 한다. 노 대통령은 전시작전권 문제와 한미연합사령부 해체 문제를 논의할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가 20일경 워싱턴에서 열리기 전에 적극적 태도를 표명할 필요가 있다.

한국 경제가 안보충격에 직격탄을 맞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한미동맹의 과제다. 한국의 국가신인도가 추락하거나 외국자본이 대거 빠져나가면 한국경제는 치명타를 입게 된다. 이는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려는 미국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1997년 외환위기 때처럼 긴밀히 협력해 위기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반세기동안 가장 성공한 동맹으로 꼽혀온 한미동맹의 실체가 북한의 핵실험 국면에서 확인돼야 할 상황이다.